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일본이 스파이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警視廳) 공안부는 25일 소프트뱅크 전 직원을 주일 러시아 통상대표부 소속 정보기관 요원에게 기밀정보를 넘긴 혐의로 체포했다.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아라키 유타카(荒木·48) 용의자는 소프트뱅크 직원으로 있던 지난해 2월 회사 기밀 2점을 러시아통상대표부 요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아라키 용의자는 러시아통상대표부 요원에게 수차례 접대를 받고 현금을 받았다고 ANN 방송이 전했다.
경찰 당국은 외무성을 통해 주일 러시아대사관 측에 기밀정보를 받은 50대 남성 직원과 2017년 귀국한 40대 전 직원에게 경시청에 출두하도록 요청했다. 아라키 용의자가 처음 접촉을 한 것은 러시아통상대표부 전 직원으로서 후임인 현 직원에게 업무를 인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대사관은 25일 통상대표부 소속 전현직 직원 출두 요청에 대해 페이스북에 발표한 성명에서 “구미(歐美)에서 유행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망상광(妄想狂)에 일본이 한패가 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모스크바 현지발로 전했다. 러시아대사관 측은 특히 아베 총리가 의욕을 보이고 있는 러·일 평화조약 체결 문제를 염두에 둔 듯 “양국 관계를 긴밀히 구축해 간단하지 않은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양국 정부의 합의 노선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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