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개막을 코앞에 둔 K리그는 최근 한 선수의 복귀 소식으로 들썩거렸다. 바로 기성용(31)이 주인공. 오랫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맹활약한 데다 국가대표팀 주장으로도 큰 역할을 하며 축구팬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받는 기성용을 해외진출 11년 만에 국내 그라운드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팬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끝내 국내 복귀가 무산됐다. 기성용이 11일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전날 FC서울과 전북 현대에 협상 종료를 통보했다”고 밝히며 K리그 복귀 포기를 선언했다.
2009년 서울을 떠나 스코틀랜드 리그 명문 셀틱으로 진출한 기성용은 이후 EPL의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등에서 맹활약했고, 2018년 6월부터는 뉴캐슬에서 뛰었다. 그러나 뉴캐슬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하며 지난달 유럽축구 겨울 이적시장 개막과 함께 구단과 결별해 자유계약(FA)선수로 풀렸다. 이후 K리그 복귀를 타진해 친정팀인 서울이 유력한 행선지로 언급됐다. 기성용이 2009년 셀틱으로 이적할 때 서울과 ‘국내 복귀 시 우선협상을 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던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서울과의 협상이 연봉에 대한 이견 등으로 난항을 보였다. 당초 기성용은 친정팀 복귀를 위해 EPL에서 받던 연봉의 대폭 삭감을 감수했지만 서울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낮은 연봉을 제시해 큰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내 최고 대우를 약속한 전북 쪽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서울이 가진 우선협상권 조항에 따라 발생하는 높은 위약금이 협상의 걸림돌이 됐고, 결국 기성용은 아예 복귀를 포기하는 길을 택했다. 여론 악화를 감지한 서울이 뒤늦게 영입협상에 다시 나섰지만 그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기성용은 “선의로 타진했던 국내 복귀가 두 구단을 비롯해 K리그 전체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사태로 번졌다”며 ”올해 K리그로 복귀하는 일은 매우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해외 리그로의 이적을 모색 중이다. 그의 매니지먼트사는 “기성용이 K리그 복귀 무산에 상심하고 있다”며 “국내 팬들에게도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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