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중국의 하얼빈에 주둔시켰던 세균전 부대(731부대) 명부와 이들이 패전 후 퇴로 등이 명기된 공문서 내용이 처음 공개됐다
22일 교토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문서는 시가의과대 니시야마 가쓰오 교수팀이 일본 국립공문서관에서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1950∼1951년에 작성된 ‘관동군 방역급수부 부대 개황’이란 제목의 공문서에는 ‘방역급수부 본부’와 5개 지부의 조직 구성, 여기서 복무한 대원의 이름, 주소, 계급 등이 기록돼 있었다.
일본은 처음 이 부대를 방역(防疫)급수부(전염병의 발생을 미리 막는 부대)라고 위장했다가 1941년 만주 731부대로 명칭을 바꾸었다.
설립 당시의 사령관은 1930년대 초 유럽 시찰을 통해 세균전의 효용을 깨닫고 이에 대비한 전략을 적극 주창한 사람인 세균학 박사 이시이 시로 중장이다.
부대 예하에는 바이러스나 곤충, 동상, 페스트, 콜레라 등 생물학 무기를 연구하는 17개 연구반이 있었고 각각의 연구반마다 마루타라고 불리는 인간을 생체실험용으로 사용했다. 이에 10년간 무려 3000여명이 실험에 동원돼 희생됐다.
공문에서는 종전 당시 방역급수부의 총원은 3262명이었는데 그중 2149명이 731부대 소속으로 확인됐으며 ‘종전까지 주로 세균 연구 및 생산에 중점을 뒀다’는 문구가 기재돼 있었다.
공문서를 분석한 니시야마 교수는 “다른 지부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문서 확인까지 긴 시간이 필요해 남아있는 생존자(731부대원)에게 듣는 당시 발생한 일들과 이를 토대로 한 검증이 어려워진다. 신속한 확인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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