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대상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해온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 국민에 30만원씩 100번을 줘도 문제없다”라고 하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 등은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홍 부총리는 3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에서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임 의원의 질의에 “책임없는 발언”이라고 답했다.
이날 임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최근 이재명 지사가 30만원씩 전국민에게 50번, 100번을 줘도 재정건전성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50회면 750조원에 100회면 1500조원”이라며 “이렇게 줘도 상관없다는 이재명 지사의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언론 보도로 들었는데, 책임없는 발언”라고 했고, 임 의원은 “아주 철없는 얘기”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자칫 잘못하면 국민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에 “1차 때 상당 부분이 소비로 연결되고 국민에게 큰 위로가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2차 재난지원금을 1차 때처럼 재원을 확보해 주는 게 바람직하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고 했다. 이 지사가 주장하는 ‘전 국민 지급’이 아닌 ‘선별적 지급’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한 추가 대책은 필요하지만, 4차 추경 편성에 대해선 “더 검토해봐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확진자 급증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까지 가서 경제가 ‘셧다운’ 돼 피해가 훨씬 커진다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라며 “기존 재원으로 가능한지, 아니면 추가 재원이 필요한지는 더 검토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발언 어땠기에… “정부의 소극적 태도 이해 안 된다, 단언하는데 30만원씩 50번, 100번 지급해도 서구 선진국의 국가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는다”
이 지사는 지난 28일 이 지사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 국민에게 즉각 30만원씩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1인당 재난지원금을 10만엔(한화 약 110만원)씩 지급했다. 미국도 1200불(약 142만원)씩 지급했다”라며 “우리도 한 100만원 정도를 지급해야 하고 이걸 한꺼번에 주는 것보다는 30만원씩 3~4회 정도 나눠서 지급하는 게 경제학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정부가 재난지원금 지급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이해한다”라면서도 “제가 단언하는데 재난지원금을 30만원씩 50번, 100번 지급해도 서구 선진국의 국가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서구 선진국들의 평균적인 국가부채비율이 110%를 넘고 있다. 우리나라는 40%에 불과하고, 30만원을 재난지원금으로 한번 지급해도 부채가 0.7%밖에 증가하지 않는다”고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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