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건 2년 뒤 대선…대선 준비에 역점 둬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6일 “정권 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할 생각”이라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 대표는 앞서 서울시장 출마 의사가 없다고 거듭 밝혔는데 이에 대한 반발로 국민의당 부대변인이 탈당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의 초청 강연에서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정권 교체를 위한 역할에는 서울시장 출마도 포함되나”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올해 초 귀국할 때 우리나라가 망가져 가고 있고 그 책임이 정부여당에 있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무엇이 되기보다 정권교체를 위해 역할이 뭐든지 하겠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이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강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서울시장 출마 의사는) 몇 번만 더 들으면 백 번 듣는 질문인데, 저는 정권 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서울시장에 절대 안 나간다’고 했던 기존 언론 보도와 의미가 다르냐는 질문에는 “저는 변함 없다. 같은 말 하기가 지겨워서 다른 표현을 썼을 뿐 취지는 같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안 대표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절대 안 나간다”고 강경한 의사를 밝혔다가 주이삭 서울 서대문구의원이 부대변인 자리를 내려놓고 국민의당을 탈당하기도 했다. 주 구의원은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탈당의 변’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유력 정치인이 있는 정치세력이 스스로 재신뢰 기회를 버리며 판도 흔들 줄 모르는 정당에서 더이상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주 구의원은 “우리가 재도전을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시장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하니 상대적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것으로 읽히는데 이것 또한 재도전을 위한 재신뢰의 과정은 여전히 생략했으니 대권 도전은 개인기에 기대는 ‘요행’으로만 보이게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안 대표가 서울시장 불출마 결정을 놓고 당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그가 어느 정도 가능성을 열기로 마음을 바꾼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안 대표는 국민의힘 경선을 국민의당 차원에서도 함께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민의힘 경선은 국민의힘 문제 아니냐”면서 “저희는 저희대로 재보궐선거를 어떻게 치를지, 내부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지만 예산 국회가 끝나면 그때부터 저희 의원들 중심으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반문(反文)연대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며 “반문연대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누구를 반대해서 승리한 정치 세력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반문연대 형태가 돼 일대일로 싸우게 되면 지난 총선과 똑같은 구도가 돼버린다. 그러면 그때도 싫어하는 정당보다 실망한 정당에게 표를 찍는 일이 반복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반문연대가 아니라 혁신연대, 미래연대, 국민연대, 국가의 미래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정치 세력들의 모임.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게 유일한 길”이라며 “시간표상 가장 중요한 목표 지점은 2년 후 대선이다. 대선을 염두에 두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게 각 정당이나 세력들의 몫”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 총선 때 이미 결과를 보시지 않았나. 지금 이 상태를 지속하는 한 내년 재보궐 선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강연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비호감도가 커 국민들이 표를 주지 않는 것이라며 야권 재편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우리나라는 빛의 속도로 과거로 가고 있다”며 “주변 사람들이 지난 총선에 대해 싫어하는 정당보다 실망한 정당을 찍었다고 한다. 여당이 지속적으로 실망을 주지만 싫어하는 정당보다는 표를 준 것이다. 이게 야권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지금 제1야당 포함한 야권에 대한 비호감이 너무 크다는 것”이라며 “여론조사상으로도 나타나는 게 지난 6월 초 비대위가 시작됐는데 5달 동안 노력을 해도 변화가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똑같은 방법으로 가다가는 똑같은 결과를 받게 된다. 그러면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조차도 저는 승산이 낮다고 생각한다”며 “나름대로 생각한 유일한 결론은 야권 재편”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를 위해 ‘중도뿐 아니라 합리적인 개혁을 바라는 진보까지도 다 포괄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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