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국내 '1호 접종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26일부터 전국의 요양병원·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5천873곳의 만 65세 미만 입소자·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접종 대상자는 입소자 4만3천303명, 종사자 22만8천828명 등 총 27만2천131명이다.
이는 요양병원·요양시설 전체 입소자 및 종사자 전체(64만8천855명)의 41.9%에 해당한다.
다만 실제 백신을 접종하게 될 인원은 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앞서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접종해야 할 대상자를 사전 등록한 뒤 기관별로 접종 인원을 수정·보완해왔다. 각 지역 보건소가 전날까지 확정한 최종 인원은 이날 오후께 나올 예정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관계자는 "예방 접종 대상자의 (접종) 동의율 통계는 19일 밤 12시 기준으로 1차 취합할 예정"이라며 "접종 전까지 수정 또는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접종 대상 인원이 확정되더라도 '1호 접종자' 선정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기관별 접종 일자와 접종 방법을 조율하고, 그에 맞춰 필요한 물량을 준비하는 등 아직 세부 작업이 남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 안팎에서는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 가운데 첫 접종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은경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앞선 브리핑에서 "26일부터 요양병원, 요양시설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돼 순차적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요양병원 종사자가 1호 접종 대상자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방역당국은 접종을 위한 세부 준비 작업이 끝나는 대로 첫 접종자를 발표할 방침이다.
추진단의 한 관계자는 "아직 첫 접종을 할 기관이 정해지지 않았다. 1호 접종자는 백신 배송과 접종 일정이 구체화하는 25일이나 26일께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우리보다 앞서 접종을 시작한 국가들의 '1호 접종자'는 의료진, 노인, 국가 원수 등 다양하다.
지난해 12월 8일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주인공은 영국의 90대 할머니였다. 당시 91세 생일을 앞두고 있었던 마거릿 키넌 씨는 영국 코번트리 지역의 한 대학병원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아 첫 접종자가 됐다.
미국에서는 작년 12월 14일 뉴욕시 퀸스의 롱아일랜드 주이시병원에서 일하는 여성 간호사가 가장 먼저 백신을 맞았다. 흑인인 그는 자메이카에서 태어난 이민자 출신이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헌신해 온 감염병 종합병원 소속 의료진부터 접종이 이뤄졌다.
지난 17일부터 본격적인 접종에 나선 일본 역시 도쿄 소재 국립병원기구 도쿄의료센터에서 아라키 가즈히로 원장이 처음으로 백신을 맞았다. 일본의 선행 접종 대상군은 의료계 종사자 약 4만명이다.
대통령이나 총리 등 국가 원수가 첫 접종자로 나선 사례도 있다.
발칸반도의 세르비아에서는 영국·스위스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총리가 가장 먼저 백신을 맞았고, 최근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을 도입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첫 접종자로 나섰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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