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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코노미 시대’ 눈길 끄는 셰어하우스 [S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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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8 14:29:04 수정 : 2021-05-08 14: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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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명 한집 살면서 개인 공간 보장
임대료 나누어 내고 안전 걱정 덜어
일각 “또다른 월세 상품… 대안 안돼”
‘반값 원룸’이라는 콘셉트로 서울 강동구 천호동과 성북구 월곡동에서 운영 중인 SH사회적주택. 각자의 방에서 독립된 생활을 하고, 주방과 거실 등 공용 공간을 함께 쓰는 셰어하우스다. SH 제공

1인가구를 경제 주체로 두고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일명 ‘일코노미’(1인+이코노미) 시대가 도래했다. 이 시장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상품 중 하나가 셰어하우스(Share House)다.

공유 주거의 일종인 셰어하우스는 여러 명이 한집에 살면서 개인적인 침실은 각자 따로 사용하고, 거실·화장실 등은 함께 쓰는 주거 방식이다.

주로 역세권에 위치해 출근이나 이동이 용이하고 사생활이 일정 부분 보장되면서도 외로움이나 안전 우려를 덜 수 있으며 일반 월세방과 비슷한 수준의 임대료를 내지만 보다 잘 관리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취업 준비기간은 늘고 결혼은 늦어져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청년층 상황과 맞아떨어지면서 셰어하우스 산업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2019년 6월 기준 국내 셰어하우스 수는 1020개, 방 개수로는 4621개에 이른다. 셰어하우스 산업이 본격 태동한 2013년과 비교해 60배 가까이 증가했다.

셰어하우스 전문 플랫폼인 ‘셰어킴’에 따르면 서울 기준으로 셰어하우스에 거주하기 위해 필요한 보증금은 평균 160만원, 월세는 42만원 남짓이다. 입주자 성별은 여성이 86%로, 남성(14%)의 6배다.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위험을 여성들이 더 많이 느끼기 때문으로 보인다.

20대 1인가구 김민정씨는 혼자 자취를 하다 최근 공동주거 시설로 거처를 옮겼다. 김씨는 “범죄에 노출되더라도 같이 싸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지금은 밤에 무섭거나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택배나 배달을 시킬 때 걱정할 일이 줄었고, 식재료나 음식을 나눠먹으며 경제적 부담도 줄었다”며 “단독 주거에 비해 대체로 보증금이 적다는 것도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셰어하우스가 청년 주거대책의 궁극적인 대안이 되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숙사를 조금 상업화한 형태인 셰어하우스는 혁신적인 주거 형태라기보다 또 다른 월세 상품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유현준 홍익대 교수(건축학)는 “청년들에게 집값이 비싸니 살 필요 없다며 계속 셰어하우스 등에 머물도록 권장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청년들을 건물주의 월세 도우미로 전락시킨다”며 “정치가들이 이를 해결책으로 말한다면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청년들 역시 잘 꾸며진 셰어하우스에 살면서 쿨하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집을 공급하라고 시장에든, 정권에든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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