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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부검에 동의했더니 다시 미뤄져”…답답한 상황에 유족들 분통

입력 : 2021-06-11 16:06:03 수정 : 2021-06-11 16: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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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경찰 설득 끝에 부검 동의…오늘 갑자기 번복돼 당황” / 경찰 “검찰 측에서 유족과 경찰의 소통 잘 파악하지 못한 듯”
광주광역시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재개발 지역 건물 붕괴사고 희생자의 빈소. 11일 오전 이곳에서 만난 유족 A씨는 “(처음에는) 부검을 원치 않았지만 경찰 측에서 다 동의해야 부검이 진행된다고 했다”며 “압박 아닌 압박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부검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부검 취소 소식을 갑자기 통보받았다고 A씨는 전했다. 김수연 인턴기자

 

광주광역시 재개발 지역 건물 붕괴사고 일부 희생자들의 부검이 답보 상태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사고로 가족 잃은 유족의 슬픔은 이 같은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지쳐가는 모습이다.

 

11일 오전 조선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세계일보와 만난 유족 A씨는 “(처음에는) 부검을 원치 않았지만 경찰 측에서 다 동의해야 부검이 진행된다고 했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압박 아닌 압박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부검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부검 취소 소식을 갑자기 통보받았다고 A씨는 전했다.

 

사망자 9명 중 7명의 유족이 부검에 동의한 데 이어, 경찰의 설득 끝에 나머지 2명의 유족도 이후 동의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부검 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그야말로 유족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이에 A씨는 “내일(12일)이면 발인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며 “가족은 우리인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희생자의 유족 B씨도 “내일(12일) 오전으로 부검이 미뤄졌다는데, 언제 또 (결정이) 바뀔지 몰라서 우왕좌왕 하고 있다”고 힘들어했다.

 

피해자들의 사망원인이 붕괴사고라는 것을 명확히 규명하고자 경찰은 부검 영장을 신청했고, 법원도 이를 발부했는데 검찰이 영장 집행을 보류하면서 생긴 일로 분석된다.

 

경찰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사건을 수사한 광주 동부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먼저 “(유족의 주장처럼) 부검을 강요했던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런 참사는 부검을 진행하게 되어 있어서 사건 지침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재판 과정에서 책임자 처벌이나 보상금 문제 등과 관련해 의학적 증명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부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아울러 부검 기록이 남아있지 않으면, 경찰이 책임 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법원의 영장발부 결과가) 검찰로 넘어갔는데, 갑자기 오늘 오전에 (부검이) 취소가 되어 우리도 당황스럽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신중한 부검’ 관련 발언이 나온 후 결정이 번복된 것 같다면서, 이 관계자는 “검찰 측에서 유족과 경찰 사이의 소통을 잘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를 넘겨 전남대병원 장례식장 인근에서 세계일보와 만난 동구의 한 관계자는 “오늘 오전 다섯 분의 부검이 예정됐지만, 내일 오전으로 미뤄졌고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고 설명했다.

 

광주=김수연 인턴기자·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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