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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 참사 관계자들 “죄송합니다”… 경찰, 수상한 부동산 투자 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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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7 18:00:00 수정 : 2021-06-17 1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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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현장소장 강모씨(왼쪽)와 굴삭기 기사 조모씨가 1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뒤 광주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죄송합니다.”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 공사 관계자들이 법원에 출석하면서 사죄했다.

 

현장 공사 관리자 강모씨와 굴착기 기사 조모씨는 17일 광주지법에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강씨는 법정에 들어가기 전과 후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취재진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답변했다.

 

현장 작업 지시도 본인이 했다고 인정했다. 재하도급 사실을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에 알렸는지, 현대산업개발로부터 무리한 작업 지시를 받거나 재하도급 업체에 종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조씨는 법정에서 나와 “(피해자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현장에서 작업 지시를 누구한테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강씨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로부터 일반 건축물 해체공사를 수주한 한솔기업 현장 책임자(현장소장), 조씨는 불법 재하도급을 받은 백솔건설 대표로 철거를 진행했다.

 

17일 광주 동구청에 마련된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최연소 희생자 김군(18)의 아버지가 오열하고 있다. 고교생 김군은 지난 9일 동아리모임을 위해 비대면수업인데도 학교를 찾았다가 '54번' 버스에 올라탄 뒤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뉴스1

이들의 구속 여부는 오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재개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현장 관계자, 철거업체 관계자, 감리자 등 14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경찰은 강씨와 조씨의 구속영장 신청에 이어 지난 16일에는 감리자 차모씨에 대해 추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감리자 차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2일 오전 11시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이후 재개발조합 측이 정관계 인사나 경찰 등에 분양권을 나눠주는 등 광범위한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조합장이 다른 재개발사업 구역에서 건물 쪼개기 방식으로 분양권을 다수 확보하고, 허가 관련 공무원과 나눠 가진 정황이 포착되면서 관련 수사를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 현장에 16일 경찰 과학수사 진행을 위한 울타리가 설치됐다. 연합뉴스

광주경찰청 부동산투기 특별수사대(마약범죄수사대)는 지산1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학동4구역 조합장 A씨와 동구청 건축허가계장 B씨의 수상한 부동산 투자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건물 쪼개기 방식으로 분양권을 확보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공무원인 B씨의 경우 소속 기관인 동구청에 지난 4일 수사 개시가 통보되며 입건된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가족과 친인척 등의 명의로 2019년 6월 7일 동구 지산1구역 재개발 사업지에 있는 다세대주택(원룸) 12채를 매입했다. B씨도 같은 건물의 원룸 1채를 같은 날 매입했다.

 

당초 이 원룸 건물은 소유주가 1명인 다가구주택이었지만 이들이 주택을 매입하기 2주 전 여러 명이 소유주가 될 수 있는 다세대주택으로 변경됐다.

 

다가구주택은 소유자가 1명이어서 재개발 시 분양권을 1개만 받을 수 있지만, 다세대주택은 분양권을 세대별로 확보할 수 있다.

 

A씨가 다세대주택 변경에 도움을 준 B씨와 이익을 나눠 가진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는 이유다.

 

참사가 발생한 학동4구역과 사업이 끝난 학동3구역에서 재개발 조합장을 맡은 A씨가 정관계에 분양권을 나눠주며 로비를 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만큼 경찰 수사로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A씨의 로비 대상으로 전직 국회의원과 구청장, 구의원, 현직 경찰 간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A씨는 조직폭력배 출신인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의 도움을 받아 학동4구역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문 전 회장은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자 해외로 도피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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