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앞에 거리낄 것 없다” 해명
새 대변인 인선 등 캠프 전열 정비
6말7초 대권 도전 공식 선언할 듯
정치권, 파일 실체 놓고 의견 분분

윤석열(사진) 전 검찰총장이 이른바 ‘윤석열 X파일’ 의혹과 관련해 22일 정면돌파 의지를 밝히면서 추후 각종 현안에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새 대변인 인선 등으로 대선캠프 전열을 가다듬으며 본격적인 정계진출 전까지 자신의 시간표에 맞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 전 총장이 자신을 둘러싼 X파일 논란에 “국민 앞에 나서는 데 거리낄 것 없다”며 해명에 나선 것은 ‘의혹에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던 기존 기조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19일 처음으로 의혹이 제기된 후 윤 전 총장은 침묵을 택했다. 그러나 침묵의 시간이 길어졌고 의혹은 확산했다. 실체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X파일로 정치선언을 하기도 전에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 전 총장 장모 최모씨의 변호인인 손경식 변호사가 최씨와 관련된 주가조작 의혹 보도를 한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분명히 밝힌 것도 이 같은 정치적인 고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윤 전 총장 측 이상록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최지현 변호사(사법연수원 32기)가 임시 부대변인을 맡아 활동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동훈 전 대변인을 통한 ‘전언정치’로 메시지 혼선을 빚은 뒤 첫 공보인력 충원이다. 전날 박근혜정부 마지막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이석준 전 실장을 영입한 윤 전 총장 캠프는 인적구성 강화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은 오는 27일을 전후로 6월 말∼7월 초에 공식 대권 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모 최씨의 다음달 2일 1심 선고 결과를 지켜본 뒤 향후 계획을 조율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후 1주일 정도 ‘민심투어’를 통해 중도는 물론 진보층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반문재인 지지층을 결집한 후 국민의힘 입당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수순을 밟으리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윤 전 총장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적극 해명하기 시작했지만,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X파일의 실체를 놓고 정치권에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X파일 논란을 촉발한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 힘들겠구나’라고 언급했던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법률적인 문제보다 정치적, 도덕적, 윤리적인 문제가 훨씬 더 그 후보의 자질을 검증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X파일에 거론된 의혹이 20여 가지나 된다고 말했다. 또 “현재 대응하는 캠프의 시스템이나 역량을 보면 이걸 제대로 방어하기에는 능력이 좀 부족한 것 같다”며 윤 전 총장이 이번 논란을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반면 X파일이 ‘지라시 수준’으로 윤 전 총장에 타격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던 장진영 변호사는 전날 C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과 그 내용(가족 의혹)을 엮으려면 (검찰총장) 직위를 이용해 수사를 방해 또는 무마한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은 장 소장이 본인 보좌관이었던 점을 의식한 듯 “서로 왕래 없이 TV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있다. 이번 건은 전혀 저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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