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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안티 페미니즘 집회는 ‘거리로 나온 혐오주의’일까 [끝간사람]

입력 : 2021-08-20 18:55:41 수정 : 2021-08-20 19: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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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르포 기획 ‘끝간사람’┃페미니즘 VS 안티 페미니즘 편

해일시위 김주희 “보편적인 인권에 관한 사항을 요구할 뿐”
신남성연대 배인규 “관심 못 받는 투쟁은 힘 없는 투쟁이다”

 

● 여론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사회적 의제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양 끝단을 대변하는 이들을 두고 ‘극단주의자’, ‘시끄럽게 구는 사람’이란 편견을 갖기 십상일 텐데요. 

 

‘끝간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 편향’이 사회적 문제로 등장한 요즘 그래도 이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한번 들어보자’고 제안하고자 기획한 영상 르포입니다.

 

이들의 입을 통해 반대편에 있는 이도 조금이나마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발굴하고, 오해가 있다면 풀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1부 ‘페미·안티페미’ 대표자들

2부 ‘페미·안티페미’ 향한 의문들

3부 못 다한 ‘젠더 갈등’ 이야기

 

세계일보 영상팀은 김주희 해일시위 대표를 페미니스트 대표로,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를 안티페미니스트 대표로 각각 선정해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시각차가 첨예한 젠더 이슈의 중심에 선 만큼 이들은 세간에서 여러 공격과 비판을 받습니다.

 

단순한 인신 공격에 그치기도 하지만, 김 대표와 배 대표의 활동방식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김주희 대표는 래디컬 페미니스트?

 

‘해일 시위는 평범한 여성의 모임이 아닌 남성 혐오를 표방한 래디컬 페미니즘 집회다’

 

김 대표는 주로 이런 공격을 받는데, 신남성연대가 이 같은 여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에게 ‘남성 혐오주의자 아니냐’는 딱지를 붙이는 건 최근 온라인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분위기이기도 합니다.

 

김 대표가 이런 비난을 받는 것은 지난달 부산 집회에서 해일이 진행한 ‘메갈 10계명’이라는 퍼포먼스 탓입니다. ‘메갈’은 과거 남성을 비하하는 글이 주로 게시됐던 웹사이트 ‘메갈리아’를 가리킵니다.

 

당시 이 퍼포먼스는 한 시위 참가자가 가면을 쓴 채 연극 대사를 읊는 듯한 말투로 10가지 구호를 외치면 나머지가 따라 외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일부 구호에는 대표적인 남성 비하 표현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른바 ‘집게 손모양’과 ‘허버허버’, ‘웅앵웅’ 등이 언급됐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집게 손가락을 사용하라”, “맛있는 것을 먹을 땐 반드시 허버허버 소리를 내며 먹어라”, “말할 때는 웅앵웅, 초키포키를 오조오억 번 말하라” 등의 대사였습니다.

 

해당 구호에 대한 비판을 두고 김 대표는 “풍자를 풍자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메갈 10계명의 설정은 사이비 교주가 교리를 외치는 것”이라며 “사이비 교주는 없는 걸 있다고 믿는 거잖아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집게 손모양과 ‘오조오억’ 등에 남성 혐오적 뜻이 있다는 것 자체가 다 허상이라는 취지”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평범한 여성을 규합했다는 기치와 다르게 여성의당 차원에서 시위가 기획된 게 아니냐는 의심도 해일 시위를 비난하는 주요 근거 중 하나입니다. 

 

실제 김 대표는 지난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성의당 비례대표 4번 후보로 출마한 경력이 있고, 현재 당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당직은 맡고 있지만 별도로 일을 하고 있지는 않아요”라며 “정당에서 시위를 했다면 기사도 더 많이 나갔을 것이고 자금 부담도 덜 했을 텐데, 해일은 순수하게 친구들과 함께 기획한 시위”라고 일축했습니다.

 

김 대표는 시위 구호를 경청해달라고 무엇보다 강조했습니다. 이 구호에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인권을 담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그는 “저희 피켓에 담은 문구는 ‘스쿨미투 해결하라’, ‘대학 내 여성혐오 해결하라’, ‘남초 커뮤니티 안에 있는 여성혐오를 규제하라’는 것”이라며 “이 세 가지는 마땅히 규제가 돼야 하는 것인 만큼 남성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여기면 안 돼요”라고 주문했습니다.

 

 

◆배인규 대표는 ‘어그로꾼’?

 

배 대표는 과거 집회 현장에서 여장 등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거나 페미니즘 집회 주최자, 참가자, 행인 등에게 욕설과 조롱 등을 내뱉어 눈총을 산 바 있습니다.

 

몇몇 안티 페미니즘 지지자까지 ‘페미니즘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들에게 나쁜 인식만 덧씌우는 것 아니냐’고 배 대표를 비판한 바 있습니다.

 

배 대표는 “대중의 관심을 못 받는 투쟁은 힘이 없습니다”라며 일부러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과격한 언행으로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이 안티 페미니즘을 여성혐오로 치부해 페미니즘 집회만 정당화시킵니다”라며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안티 페미니즘 운동이 조용히 성명문만 읽어선 관심조차 못 받는 환경에 처해있다는 게 배 대표의 진단입니다.

 

자극적인 방식으로 일부의 관심을 얻더라도 대중 전반의 외면을 받으면 원하는 세상을 만들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묻자, 배 대표는 “신남성연대가 모든 남성을 대변하는 게 아닙니다”라며 남성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인사들 각자 맡은 역할이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신 똥물을 뒤집어 쓰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는 “항상 지지자에게 ‘나는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쓰레기다’라고 말합니다”라며 “단순히 페미니즘과 싸우는 사람으로만 봐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민감한 질문들, 진솔한 답변

 

‘끝간사람’ 2부 영상에선 김 대표와 배 대표가 각각 페미니즘과 안티 페미니즘 시위를 주최하면서 받고있는 비난과 관련해 여러 질문을 던졌습니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에도 이들은 모두 답변을 거부하지 않고 진솔하게 설명을 했습니다.

 

두 영상을 통해 페미니즘과 안티 페미니즘 활동을 단순 ‘혐오주의자들이 거리로 나선 것’으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인지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글,영상=신성철 기자 s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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