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라디오 방송인 드영, 성경 인용해 “백신은 짐승의 표” 주장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패럴도 백신 조롱…‘反백신주의자’로 유명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효능을 경시하고, 정부를 조롱하거나 음모론을 주장하던 보수 성향의 방송인들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노력을 조롱하거나 심지어 코로나19 백신을 성경에 나오는 ‘짐승의 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의 방송사 CNN의 보도에 따르면 테네시주 내슈빌의 라디오 방송국 WWTN은 21일(현지시간) 보수 성향의 토크쇼 진행자였던 필 밸런타인(61)이 별세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밸런타인은 반(反)백신주의자는 아니었지만, 백신의 효능에 대해 여러 차례 의문을 표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해왔다.
구체적으로 작년 12월에는 자신의 블로그에 “내가 코로나19로 죽을 확률은 1%도 안 될 것”이라며 “일반인은 백신을 맞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신을 개발한 공로는 인정하지만, 백신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발렌타인은 미국 정부의 백신 접종 노력을 조롱하는 노래를 방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밸런타인은 지난달 코로나19에 감염됐고 폐렴과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중태에 빠져 병원에 입원했다.
가족들은 밸런타인이 입원한 뒤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그가 반백신주의자는 결코 아니었지만, 더 열정적으로 백신 찬성론자가 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는 점을 청취자들이 알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송에 복귀하는 즉시 더 적극적으로 백신을 옹호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밸런타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애도했다.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트위터에 “필 밸런타인을 잃게 돼 매우 슬프다”며 “어려운 날들을 헤쳐나갈 그의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같은 테네시주의 언론인 출신 기독교 라디오 방송 진행자 지미 드영이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드영은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한 지 8일 만에 사망했다.
드영은 방송에서 백신에 대한 불신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출연자에게 “백신이 요한계시록 3장의 ‘짐승의 표’와 관련이 있는가”라고 묻거나 “백신은 국가가 사람들을 통제하는 또 다른 형태가 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와 함께 지난 4일에는 플로리다에서 보수 성향의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로 활동하던 딕 패럴(65)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그는 반백신주의자로도 유명했는데, 페이스북에 “지인 2명이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19에 걸려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입원했다”며 비속어로 “백신은 가짜”라고 썼다.
또 전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을 두고서는 “권력을 휘두르는 거짓말쟁이 괴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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