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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사태 놓고… 민주 “트럼프 탓” VS 공화 “바이든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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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4 09:00:00 수정 : 2021-09-14 09: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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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의원 “바이든, 탈레반에 무조건 항복”
‘巨與’ 민주당 “前정권 탓…바이든 책임 아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브랜디와인 성 요셉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떠나면서 주민과 포옹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11일 플로리다주 할리우드에서 열린 복싱경기에 해설자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른 진행자들과 함께 ‘미국(USA)’을 연호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 연방의회 하원에서 미군의 굴욕적인 아프가니스탄 철수 과정 전반을 조사하기 위한 청문회가 열려 야당인 공화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맹비난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바이든 행정부를 엄호하면서 아프간 사태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한테 떠넘겼다.

 

◆공화당 의원 “바이든, 탈레반에 무조건 항복”

 

13일(현지시간)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블링컨 장관을 출석시켜 아프간 청문회를 열었다. 지난달 30일 철군 완료 후 의회에서 열린 첫 청문회다.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 외교안보팀을 질타하고 나섰다. 마이클 매콜 의원은 철군과 아프간전 종료를 “완전한 재앙이자 대실패, 배신”으로 규정하며 “탈레반에 무조건 항복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마침 이날은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아프간 정부군의 항복을 받아낸지 1개월이 되는 날이었다.

 

같은 당 조 윌슨 의원도 철군을 ‘항복’이라고 부르며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관료들이 철수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한 뉴욕타임스(NYT) 사설을 읽기도 했다. 그간 아프간 전쟁 종식을 요구해 온 NYT 같은 진보 언론조차도 바이든 대통령이 취한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블링컨을 해고하라’는 헤드라인이 적힌 성명까지 냈다. 그러면서 “블링컨의 재앙적 대처와 약한 리더십이 미국인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버디(buddy·단짝친구)’라고 부를 만큼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데 결국 바이든 대통령에게 흠집을 내려는 시도인 셈이다.

 

미국 연방의회 하원 외교위원회가 13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참석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화면 속 인물)을 상대로 아프가니스탄 사태 관련 청문회를 열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巨與’ 민주당 “前정권 탓…바이든 책임 아냐”

 

마침 하원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 과반을 장악하고 있다. 민주당은 ‘거여(巨與)’의 이점을 내세워 바이든 정부를 엄호하는 데 ‘올인’했다. 하원 외교위원장인 그레고리 믹스 의원은 “대통령은 아프간전 종전을 약속했고 그걸 임기 내에 준수했다”며 “그런데도 화를 내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은)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며 “외교정책을 국내 정치 논리로 재단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그는 ‘깔끔한 철군’이란 선택지는 있을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혼란스러운 20년 전쟁에서 순조롭게 철수할 만한 시나리오는 없다”고 되풀이했다.

 

같은 당 브래드 셔면 의원은 임기 중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맺고 미군 철수 방침을 굳힌 트럼프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철수 계획이나 대피 대상 아프간인의 목록을 갖고 있기나 했느냐”며 “아무 계획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 때 이미 그르친 일의 뒤처리를 했을 뿐이며, 굳이 잘잘못을 따지자면 탈레반과 체결한 평화협정만 믿고 철군을 결정한 트럼프 정부의 오판 탓이 훨씬 더 크다는 논리다. 셔면 의원은 “사람들이 카불공항으로 몰려드는 상황에서 질서 있고 성공적인 대피는 있을 수 없다”는 말로 바이든 정부가 나름 선방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의 적극적 방어에 힘입어 블링컨 장관도 트럼프 정부 책임론에 가세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에서 5월 1일이라는 철군 시한을 물려받았지만 철군 계획은 물려받지 못했다”며 “이 시한 때문에 잔류와 철군 중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모든 게 다 트럼프 탓’이라는 것이다. 미 국무부와 민주당은 오는 14일로 예정된 상원 외교위의 아프간 사태 청문회에서도 이런 대응을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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