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 쇼트 총점 70.34점 받아 6위
김예림도 ‘클린 연기’로 9위 기록
유 “트리플 악셀 점프 완벽한 준비”
김 “첫 올림픽 기쁘게 끝내고 싶어”
김연아를 보고 은반 위에 오른 이른바 ‘연아 키즈’인 유영(18)과 김예림(19·이상 수리고)은 자신의 올림픽 데뷔 무대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앞두고 우상인 김연아로부터 “힘내라”는 응원 문자를 받았다. 여기에 기운을 얻은 두 선수가 나란히 ‘톱10’에 진입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두 선수는 남은 프리스케이팅 선전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는 각오다.
유영은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조 3번째이자, 전체 30명 중 27번째로 나서 큰 실수 없는 연기를 펼쳐 기술점수(TES) 36.80점, 예술점수(PCS) 33.54점, 총점 70.34점을 받아 6위에 올랐다. 필살기인 3바퀴 반 점프인 트리플 악셀이 아쉬운 다운그레이드(점프의 회전수가 180도 이상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아 큰 점수 손해를 보면서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점(78.22점)을 깨지는 못했다. 하지만 유영은 올림픽 무대만 따지면 한국 선수로는 김연아(2010년 78.50점·2014년 74.92점)에 이어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4조 첫 번째, 전체 19번째로 출전한 김예림은 TES 35.27점, PCS 32.51점으로 총점 67.78점을 받아 9위가 됐다. 김예림은 10%의 가산점이 붙는 연기 후반부 첫 과제인 트리플 플립에서 쿼터 랜딩(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은 점이 아쉬웠다.
도핑 양성 반응에도 출전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세계 기록(90.45점)에 크게 못 미치는 82.16점을 받으며 1위에 올랐고 80.20점을 받은 안나 셰르바코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 2위, 79.84점을 기록한 사카모토 가오리(일본)가 3위를 차지했다.
떨림과 긴장 속에 첫 무대를 마친 두 선수는 17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순위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김연아 은퇴 이후 한국 피겨 여자 싱글 최고 순위는 2018 평창 대회에서 최다빈이 기록한 7위다. 특히 유영은 11살 때인 2015년부터 7년간 집념의 도전을 해온 ‘트리플 악셀’을 앞세워 이번 대회 남자 싱글에서 차준환(21·고려대)이 기록한 ‘톱5’를 넘어 메달권까지 바라본다. 쇼트프로그램 3위 사카모토와의 격차가 9.5점이어서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를 펼친다면 메달권 진입의 희망도 품어볼 만하다.
무릎 부상에 시달리던 2019년 초반, 잠시 훈련을 중단한 것을 제외하고 한 번도 유영이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트리플 악셀 기술이 쇼트프로그램에서 아쉬운 판정을 받았기에 프리스케이팅에선 완벽한 연기로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유영은 “비록 회전수 부족 판정이 나왔지만, 착지를 잘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쇼트프로그램을 돌아본 뒤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후회 없는 올림픽 경기를 치르고 싶다”며 트리플 악셀의 완벽한 성공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예림도 “쇼트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진 못해서 높은 점수를 기대하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점수가 살짝 낮게 나와서 아쉬웠다”면서 “프리스케이팅에선 만족할 만한 연기를 하고 싶다. 첫 올림픽의 마지막 연기를 기쁘게 끝내고 싶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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