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환자, 인공호흡기 적용·중환자실 입실 등 위험↑”
“일반 확진자 중증 합병증 비율 5.64, 뇌전증 환자 18.06%”
뇌전증 환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때 ‘간질’로 불리던 뇌전증은 전 세계적으로 70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앓고 있는 비교적 흔한 신경학적 질환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유준상·김진권 교수,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김지현·송태진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뇌전증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성과 감염 시 예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국내 코로나19 감염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뇌전증 유무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시 예후를 분석했다. 중증 합병증은 코로나19 진단 후 2개월 내 기계호흡(인공호흡기)의 적용, 중환자실 입실, 사망 여부 등으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21만2678명의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자와 이중 뇌전증을 동반한 3919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뇌전증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심각한 합병증의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확진자에서는 7641명 중 431명(약 5.64%)에서 중증 합병증이 발생한 반면, 뇌전증 동반 확진자에서는 72명 중 13명(약 18.06%)에서 중증 합병증이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 감염 위험과 사망률에 있어선 뇌전증 유무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뇌전증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성과 감염 시의 예후를 밝힌 국내 첫 대규모 인구집단 대상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뇌전증 환자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이뤄진 경우 중증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뇌전증이 코로나19 감염 확률을 높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나 감염 시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에 뇌전증 동반 확진자는 더 주의 깊게 치료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19 감염 뇌전증 환자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중증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3월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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