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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해는 극단적 나르시시스트… 스스로 과대평가, 남의 희생 신경 안써 [심층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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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23 14:00:00 수정 : 2022-04-23 1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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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살인으로 본 '가스라이팅'

가해자 특징 뭔가
대다수 자기애적 인격장애 증세
자아 텅 비어… 타인 착취적 성향도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가 지난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그들은 사이코패스보다 흔하다는 점에서 두렵고,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지만 정작 자아는 텅 비어 있다는 점에서 비극적이며, 매우 매혹적이라는 점에서 위험한 존재다. 그들에게 매혹된 이는 ‘가스라이팅’에 의해 길들여지고, 조종되고, 황폐화된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며 파멸해 가는 주인공을 그린 소설 ‘완벽한 행복’의 정유정 작가는 극단적 나르시시스트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극단적 나르시시즘, 즉 자기애적 인격장애는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꼽는 가스라이팅 가해자의 특징이다.

 

서울대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자기애적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자신을 스스로 과대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도 과도한 숭배를 요구한다. 타인으로부터 특별히 호의적인 대우를 받기를 바라며 자신에게 순응하기를 불합리하게 기대한다. 이 때문에 대인관계에 있어서 착취적 성향을 띤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성향을 보이며 상대의 감정을 인식하거나 확인하려고 하지 않는다.

 

‘계곡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은해도 이런 성향을 보인다. 이 사건에 의혹을 제기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김영태 PD는 이은해에 대해 “(남편에게) 요구할 것을 아주 강단 있게 요구했다. ‘어떻게 해야 해’라고 지시를 내리고 서슴없이 요청했다. 윤씨가 어렵게 사는 걸 알아도 ‘번 돈은 다 나한테 줘야 해’ 이런 식이었다”고 말했다.

 

자기애적 인격장애인들이 모두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반사회적 인격장애, 소시오패스 등 성향을 가진 범죄자들은 대부분 극단적인 자기애를 바탕에 깔고 있다. 

 

이은해(31·여·왼쪽)와 공범 조현수(30·오른쪽). 인천지검 제공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이은해에 대해 분석하면서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소시오패스 등을 주로 언급했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법률적·사회적 규범을 따르지 않으며, 자신의 이익이나 쾌락을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이는 사기성이 있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고 학대하는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은해는 어린 시절부터 범죄를 학습해온 데다 사기 등 불법행위를 통해 생활을 이어 왔다는 점에서 반사회적 인격장애 특징이 나타난다.

 

소시오패스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남을 도구로 이용하고 희생시키는 것에 거리낌이 없으면서도 사이코패스와 다르게 공감능력이 높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소시오패스도 나르시시즘에서 비롯된다. 자신은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남의 희생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이라며 “이은해는 피해자의 심리와 공포를 잘 알면서도 이용했으며 ‘그래도 된다’고 합리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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