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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심포니·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전람회의 그림’ 주말 대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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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11 15:13:22 수정 : 2022-05-11 15: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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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하루 간격으로 같은 공연장에서 낭만주의 시대 러시아 작곡가 모데스트 페트로비치 무소륵스키(1839∼1881)의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해 관심을 모은다. 각각 오는 28일과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전람회의 그림’을 공연하는데 관객 입장에서 같은 작품을 다루는 두 오케스트라의 색깔과 완성도를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을 법하다.       

 

‘전람회의 그림’은 무소륵스키가 친구이자 뛰어난 건축가, 화가였던 빅토르 알렉산드로비치 하르트만의 유작 전시회에서 받은 영감으로 가득 차 있다. 예술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아주 가까웠던 두 사람의 우정은 오래가지 못했다. 하르트만이 1873년 동맥류 파열로 39살에 죽었기 때문이다. 이듬해 하르트 유작 전시회를 찾은 무소륵스키는 수채화와 데생, 유화, 건축 설계도 등 전시 작품에 영감을 받아 ‘전람회의 그림’을 작곡했다. 전시된 10개 작품을 음악적으로 묘사하고 하르트만이 작품과 작품 사이를 거니는 모습을 ‘산책’이란 뜻의 ‘프롬나드’(promenade)로 간주곡처럼 추가했다. 원래 피아노 독주곡으로 작곡됐지만 훗날 수많은 관현악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줬고, 그중 1922년 모리스 라벨이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게 가장 유명하다. 3관 편성에 타악기가 가득 들어찬 라벨의 오케스트레이션은 또 하나의 오리지널 작품처럼 각광받는다. 독특한 구성과 대담한 표현이 돋보인다. 특히,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제10곡 ‘키예프의 대문’은 제목 그대로 하르트만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대문을 디자인한 스케치에서 영감받은 곡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각국에서 우크라이나 승리를 기원하며 빈번하게 연주되는 웅장한 개선행진곡과 같은 작품이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27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 이어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스터피스 시리즈 III -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진행한다. 공주시충남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인 정나라의 지휘로 무소륵스키 ‘민둥산의 하룻밤’, ‘전람회의 그림’(라벨 편곡)과 글라주노프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송지원)을 연주한다. 

 

지휘자 정나라는 미국에서 태어나 5세 때 피아노와 첼로를 시작했다. 미국 보스턴 월넛힐 예술고등학교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배웠고, 베를린 국립음대와 바이마르 국립음대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전공해 최고 성적으로 졸업했다. 앞서 14살 때 대전시립교향악단과 협연으로 피아니스트로 데뷔했다. 18살에는 미국 보스턴 콜라쥬 뉴뮤직 작곡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작곡가로서 실력도 인정받아 입상곡 ‘Korea’가 이듬해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되기도 하였다. 독일 바이로이트 시립합창단, 빌레펠트 음악협회 합창단, 빌레펠트 오라토리아 합창단, 빌레펠트 스튜디오 합창단에서는 피아니스트와 지휘자로 활동하고,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독일 호프 시립오페라극장, 2011년부터 2013년 6월까지 독일 빌레펠트 시립오페라극장에서 상임부지휘자를 역임하기도 했다. 

 

1부는 무소륵스키가 러시아 남부 키이우(키예프)의 트라고라프라 산에서 매년 6월 24일 열리는 성 요한제의 전설에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고 알려진 교향시 ‘민둥산의 하룻밤’으로 문을 연다. 성 요한제 전날 밤 온갖 마녀들이 민둥산에 모여 악마를 기쁘게 하는 잔치를 벌인다는 내용의 곡으로 기괴한 연회 장면을 생생하고 드라마틱하게 펼쳐 19세기 독창적인 관현악 작품으로 손꼽힌다.

 

2부에서 모리스 라벨이 편곡한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한다. 이어 레오폴드 모차르트 콩쿠르, 윤이상 국제 콩쿠르, 앨리스 앤 엘레노어 쇤펠드 국제 콩쿠르 등 다수 콩쿠르에서 입상해 ‘콩쿠르 퀸’으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이 글라주노프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글라주노프 바이올린 협주곡은 ‘러시아 모차르트’라 불리는 글라주노프가 직접 바이올린을 배우고 작곡했으며, 차이콥스키 발레 음악을 연상시키는 1악장을 지나 후반부로 갈수록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점차 화려해지는 곡으로 유명하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29일 오후 5시 공연하는 ‘전람회의 그림’ 무대는 지휘·피아노·작곡 부문 신성들의 향연이다. 지휘를 맡은 피네건 다우니 디어(32)는 2020년 말러 국제지휘콩쿠르 우승자로 뛰어난 음악성과 악보에 대한 해석, 진지하고 성숙한 연주력으로 지휘계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받는다. 셰드웰 오페라단 음악감독으로서 영국의 젊고 유망한 음악가들과 쇤베르크, 스트라빈스키, 벤자민, 맥스웰 데이비스 등 20세기 작품들과 현대 작품을 소개하는 데 힘쓰고 있으며, 앞으로 런던 필하모닉, 룩셈부르크 필하모닉, 뉴 재팬 필하모닉, 밤베르크 심포니 등과도 공연할 예정이다. 국립심포니와는 2018년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2021년 브람스 교향곡 3번에 이어 국립심포니와 세 번째 인연이다. 

 

‘전람회의 그림’에 앞서 두 신예의 무대가 준비된다. 2020년 모튼 굴드 젊은 작곡가상을 수상하고, 국립심포니 작곡가 육성 프로그램인 ‘작곡가 아틀리에’ 1기인 위정윤(32)의 곡 ‘번짐 수채화’가 초연된다. 2014년 차이콥스키 청소년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21)가 ‘피아니스트 무덤’이라 불리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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