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정당 지지율 급락 속
‘일꾼’ 이미지로 상승효과 노려
정권 실책 반성 필요성 제기도

서상배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상임고문을 앞세워 본격적인 6·1 지방선거 준비에 나섰다. 대선 패배 그림자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에 따른 당 지지율 급락 등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이 고문을 적극 활용해 전국 단위의 상승효과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11일 국회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주요 직책을 발표했다. 광역·기초 단체장 후보자들과 보궐선거 후보자들에게 공천장도 수여했다. 선대위를 이끌 총괄선대위원장에 이 고문이 임명됐다. 상임선대위원장으로는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선임됐다. 박홍근 원내대표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등을 비롯한 16명의 공동선대위원장도 임명됐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를 견제할 ‘일꾼’을 자처했다. 선대위 ‘원톱’을 맡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대선 당시 내세웠던 ‘유능한 일꾼’ 이미지를 다시 앞세워 지방선거에서 국민이 민주당을 선택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출범식 인사말에서 “국민이 지난 대선에선 심판자와 일꾼 중 심판자를 선택했지만, 국정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유능한 일꾼들이 필요한 시기”라며 “일하고 싶다, 일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이는 상황을 의식한 듯 “누가 뭐라 해도 대선 결과의 가장 큰 책임은 후보였던 저 이재명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며 “그래도 우리가 다시 출발해 새로운 길을 열어 가야 하지 않겠나. 길이 없어 보여도 만들어 내는, 패색이 짙을 때 승리의 활로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정치가 할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개인적 이해타산이나 손익을 계산해 보면 지방선거에 간접 지원하는 정도로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는 생각이 많다”면서도 “현재 당과 후보들이 겪는 어려움은 지난 대선 결과 때문이다. 가장 책임 있는 제가 활로를 열고 당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어떤 일도 다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선대위는 출범 이틀째를 맞은 윤석열정부가 벌써 국민의 불만을 부르고 있다며 정권 독주의 견제자로 민주당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 후 보여 준 건 무능과 오만”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는 분명하다. 강력한 자치분권의 토대 위에서 불안과 불통의 윤 정부를 바로잡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정권 실책에 대한 통렬한 반성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은 지방선거 승리의 첫 번째 조건으로 반성을 꼽았다. 그는 “우리의 승리는 처절한 반성으로 시작돼야 한다. 부족한 것은 용서를 구하고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확실한 약속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청년공천 30% 약속과 실책이 있는 인물을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 등을 지키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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