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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매물로 나온 ‘대전 자기부상열차’

입력 : 2022-05-20 03:16:40 수정 : 2022-05-20 03: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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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5000만원… 운송비 1000만원”
운행중단 철거 1년 만에 판매글
열차 회수 후 민간 매각한 업체
“재판매 않는 조건 팔았는데…” 당혹

‘과학도시 대전’을 상징했던 국립중앙과학관 자기부상열차가 퇴역한 지 1년 만에 중고 매물로 올라오는 신세가 됐다.

19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따르면 지난 11일 대구 지역에서 자기부상열차를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판매자는 “대전엑스포공원에서 10여 년간 운행하다 퇴역한 자기부상열차를 판매한다”며 자기부상열차 소개글과 함께 사진을 첨부했다.

그는 “현대(로템)에서 제작한 열차로 저상트레일러 및 화물차로 운송 가능하다”며 “열차와 레일 무게는 50t 정도 되고 운송비는 1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1억5000만원의 가격을 제시하면서 “관심 있거나 박물관 등 전시용으로 필요하면 연락 달라”고 남겼다.

세계일보가 제작업체인 현대로템에 판매글의 자기부상열차 사진을 문의한 결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운행했던 자기부상열차(UTM-02)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4월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 개통한 자기부상열차는 운행 13년 만인 지난해 5월 철거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993년 대전엑스포에서 미래 교통수단으로 첫선을 보인 자기부상열차는 엑스포 이후 국립중앙과학관 앞마당으로 자리를 옮겨 시민에 개방됐다. 현대로템은 한국기계연구원과 자기부상열차의 실용화를 위해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연구개발에 들어갔고, 2008년 4월 시범 운영에 나섰다.

정원 44명 규모의 2량이 과학관 앞마당에서 엑스포과학공원(현 기초과학연구원)까지 995m 구간을 운행한 자기부상열차는 매년 10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모으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14년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에 따라 구간 절반이 철거되면서 관람객은 급감했고,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자기부상열차가 얄궂은 운명을 맞게 된 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기종이 뒤바뀌면서다. 민선5기인 2012년 대전 도시철도 2호선 기종으로 선정돼 실용화에 속도를 냈지만 민선6기에 트램으로 기종이 변경되면서 사실상 퇴각 절차를 밟았다. 기계연 도시형자기부상열차실용화사업단도 2017년 과업을 마지막으로 2020년 최종 운영 종료됐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자기부상열차를 회수한 후 민간 업체에 매각했다”며 “매각 당시 다른 데에 재판매를 하지 않는 조건을 달았는데, 이런 걸 수집하는 분이 있었는지 그분에게 재판매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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