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를 위해 종교인은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천주평화연합(UPF)은 10일 경기 가평 효정문화원에서 천주평화연합 주최, 세계평화종교인연합 주관으로 제21회 신통일한국 평화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종교인 역할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연아 UPF 한국의장은 포럼에 앞서 “공생·공영·공의 이념을 바탕으로 초종교 운동을 통해 한반도 평화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가자”고 당부했다.
첫 강연자로 나선 김항제 한국종교협의회 회장은 “신통일한국을 실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통일 이후 사회통합을 잘 이뤄내는 일이 중요하다”며 신통일한국 안착의 의미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국경통합으로 대변되는 외적통합도 있지만 국민통합으로 대변되는, 통일이후 남북한 주민의 가치관적 화합문제인 내적통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신통일한국을 위한 종교는 “각 종교의 종교적 이기주의를 극복하여 사회통합을 위한 종교성 회복, 공생(共生), 공영(共榮), 공의(共義)의 가치를 지향하는 종교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찬수 보훈교육연구원장은 ‘한반도 평화론과 평화구축의 역사 그리고 종교문화적 심층’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한국 평화사상 핵심은 다양성 수용과 조화정신”이라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단군신화에 나타난 천지인(天地人)사상에서부터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에 나타난 대일(對日) 포용적 연대 평화론까지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의 사상, 종교문화적 심층을 분석해 본 결과 ”평화는 폭력이 없는 정적 상태라기보다는 폭력을 줄이는 동적 과정“으로 보는 게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이러한 제안에 기초하여 “현실에서 경험하는 평화는 사실상 평화들(peaces)이라는 사실을 일단 긍정하고, 이 다양성을 충돌이나 갈등이 아니라 공평과 조화라는 더 상위의 가치를 지향해나가는 디딤돌로 삼는 평화다원주의”를 지향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입장을 공유하며 “남과 북은 역사를 통해 함께 했던 오랜 역사적 공감대를 확산시켜 남북 간에 정신적 접점을 넓고 깊게 확보해 가야 하는 길에 종교가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형진 동학 학회장은 국민통합을 위한 민족종교의 역할을 강조했다. 먼저 “갈등과 분열의 사회는 위험하다”는 J. 스티글리츠 교수 언급을 인용하며 평화를 위한 종교, 국민통합의 기재로서 종교 역할에 집중하여 개인의 구원을 넘어서는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종교인의 역할을 말했다. 자생적 민족으로서의 한국인의 삶의 철학은 ‘신시(神市)’사상에 잘 나타나 있다며, “신시에서는 화친과 인애, 책임과 질서가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족종교는 자연 생태운동에 앞장서고 북한지역의 고난에 함께하며 인류의 고난에 동참하는 종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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