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한 지 2주가 됐다. 해외유입 확진자나 지역사회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두번째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원숭이두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질병관리청은 김남중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과 함께 국민이 가진 궁금증에 대해 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 이사장은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와 같은 광범위한 전파 가능성은 작으며, 치명률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과 질병청 설명을 토대로 원숭이두창의 특징과 주의사항 등을 Q&A로 정리했다.
―원숭이두창의 주요 특성은 무엇인가. 다른 감염병과의 차이점은.
“원숭이두창은 밀접접촉으로 전파된다. 주요 증상은 발열과 발진이다.
임상 발현은 잠복기-전구기-발진기-회복기 4기를 거친다. 잠복기는 5∼21일, 중앙값은 8일 정도다. 전구기가 되면 열이 나거나 두통, 요통, 이런 비특이적 증상들이 있고, 발열과 비슷한 시기에 림프절 종대가 목이나 사타구니 부위에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열이 나고 1~3일 후 발진이 돋는다. 발진은 반점, 구진, 수포, 농포, 딱지 순서로 진행된다. 피부에 여러 병변이 있으면서 동시에 수포, 농포, 딱지가 있는 경우도 있다.
원숭이두창에서는 임파선 종대가 뚜렷한데, 수두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발진 부위가 원숭이두창은 얼굴과 사지, 손바닥, 발바닥, 수두는 얼굴과 몸통인 것도 차이점이다.”
―원숭이두창이 걸리면 사망할 수 있나.
“아프리카 등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인 지역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한다. 그러나 미국, 유럽 등 비풍토지역에서는 원숭이두창 환자가 5000명 이상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없다.
사망률이 3~8% 정도로 보고되는데, 평균으로 해석해야 한다. 중앙아프리카 유전형은 사망률이 10.6%, 서아프리카 유전형은 4.6%다. 서아프리카 유전형을 유럽과 미국을 포함했을 때는 3.6%다. 이에 따라 모든 국가를 합쳐보면 8.7%다.”
―원숭이두창 완치 후 피부에 흉터가 남나.
“원숭이두창은 흉터가 남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알려져 있다. 회복 시까지는 흉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엷어지고 대부분 없어진다.”
―해외유입 확진자가 생겼는데, 숨은 전파를 통한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있지 않나. 코로나19처럼 유행하는 것은 아닌가.
“원숭이두창의 전파경로는 밀접접촉과 비말이다. 우리나라에 이미 외국에서 감염돼서 들어온 환자가 발생했고, 비슷한 형태로 새로운 환자가 유입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유입된 환자를 통한 밀접접촉으로 다른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주 전파요인은 밀접접촉으로, 비말·공기 전파는 적어 코로나19처럼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다.”
―원숭이두창은 어떻게 진단하나.
“현재 인정하고 있는 표준진단검사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유전자 검출법이다. 수포, 농포, 딱지 등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유전자를 확인하면 양성으로 판정한다.”
―잠복기가 길던데 잠복기에 있는 사람이 검사하면 감염 확인이 가능한가.
“잠복기에는 진단할 방법은 없다. 증상도 없다. 다행히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잠복기, 무증상기에는 이 질병을 전파하지 않는다.”
―원숭이두창 감염예방을 위해 권고되는 방역수칙은 무엇인가.
“손 위생이 가장 중요하다. 원숭이두창이 의심되는 동물, 원숭이두창이 의심되는 환자와 밀접접촉을 피하는 것도 필요하다. 밀접접촉은 2m 이내 가까이 가는 것을 말한다. 의심 동물이나 환자와 2m 이내 접근하는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이 도움된다. 그 외 경우는 마스크 착용보다는 손 위생이 강조된다.”
―해외에서 감염병이 들어오는 것을 막거나 지연시키는 게 중요할 텐데,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방역 당국은 해외로부터 입국하는 의심증상자들의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원숭이두창이 많이 발생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입국자 발열 기준을 강화해 유증상자를 찾고 있다. 원숭이두창 빈발국가 29개국은 검역관리 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항공기 내에서는 원숭이두창 신고방송을 송출해 의심증상이 있을 때 어떤 조치를 취해야 되는지 안내하고, 공항 입국장에도 신고 안내포스터를 부착했다. 의료기관에서는 내원 환자의 해외여행력을 DUR(의약품안전사용 서비스) 시스템을 통해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확진자의 접촉자는 격리하지 않아도 되나.
“접촉자는 노출 위험도에 따라 고위험·중위험·저위험으로 분류한다. 고위험군은 동거인이나 성접촉자 등 밀접한 접촉을 한 사람들이다. 중위험군은 마스크 등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염성 물질이나 에어로졸이 다량 방출되는 환경에 노출되는 분들을 말한다. 그 외는 저위험군이다.
고위험군은 접촉일로부터 21일간 자가격리한다. 중위험군은 보건소에서 전화로 모니터링하는 능동감시를 시행한다. 저위험군은 스스로 관찰하다 혹시라도 의심증상이 있으면 보건당국에 신고하는 체계다.”
―격리해제자를 통한 전파 가능성은 없나.
“확진자는 감염력이 없어질 때까지 병원 치료 병상에서 입원 격리한다. 원숭이두창 관련 증상이 없고, 피부 병변 부위가 회복돼 딱지가 완전히 떨어져 감염력이 없다고 의료진이 판단해야 격리를 해제한다.”
―원숭이두창도 예방 접종이 필요한가.
“원숭이두창의 전파 방식이 코로나19와 다르고, 전파력도 그리 강하지 않기에 방역 당국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예방접종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밀접접촉자의 경우 14일 이내에 백신을 접종하면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밀접접촉자를 중심으로 포위접종을 하고 있다.”
―3세대 원숭이두창 백신이 있다고 하던데.
“방역 당국은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 5000명분(1만도즈)에 대한 공급계약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진네오스는 두창과 원숭이두창 모두에 효과성이 입증된 백신으로, 4주 간격 1인 2회 접종한다.”
―원숭이두창 전용 치료제는 있나.
“원숭이두창 치료제로는 ‘테코비리마트’가 있다. 오는 9일 504명분이 국내 들어온다. 전국 17개 시도 병원으로 공급해 활용하게 된다. 방역 당국은 현재 도입되는 물량으로 충분히 초기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향후 발생 양상을 고려해 필요 시 추가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원숭이두창은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아 원숭이두창 전용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도 치료제 없이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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