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더블링'(확진자가 두 배씩 늘어나는 추세) 현상으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7월 말 또는 8월 초 1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재유행에 접어들면, 신규 확진자가 하루 최대 15만~20만명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예측 시기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늦더라도 8월 내 하루 10만명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8일 연합뉴스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1주일 전과 비교한 일일 신규 확진자 증가율은 지난 5일(83.4%)과 6일(84.8%)에 이어 7일에도 93%를 기록했다. 최근 사흘째 '더블링' 수준에 육박한 동시에 증가 폭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최근 2주일간(6월 24일~7월 7일) 신규 확진자 추이는 '7220→6785→6238→3423→9894→1만454→9591→9522→1만712→1만48→6250→1만8141→1만9371→1만8511명'으로 나타났다. 2주일 사이에 신규 확진자 규모가 약 2.6배로 증가한 것이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5월 23일 118일 만에 1만명 아래로 떨어진 뒤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6월 하순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간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빠르면 7월 하순에도 하루 10만명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일 확진자가 10만명에 도달하면, 20만명 돌파도 가능한 상황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상대로 6월에 감소세가 바닥을 다지고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서는 시기는 예상보다 빨리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최근 CBS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유행 모델링을 분석한 결과, 빠르면 8월 중순에 10만명에서 20만명 정도로 확진자 규모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국민 대다수가 백신 3차 접종 후 3~4개월이 지나 면역력이 크게 감소했고, 여름휴가에 의한 인구 대이동과 방역 긴장감 완화, 냉방기기 사용 및 3밀(밀접·밀폐·밀집) 환경 등을 재유행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행한 BA.5 변이가 해외를 넘어 국내로 속속 유입되고 있는 점은 재유행 불씨를 키웠다.
BA.5 변이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BA.5 변이의 국내 검출률은 6월 4주 7.5%에서 6월 5주 때는 24.1%로 1주일 사이에 약 3.2배로 급증했다. 늦어도 1~2주 사이 BA.5 검출률은 전체 50%를 넘어 우세종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가 2021년 12월 주민등록인구현황을 토대로 집계한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5131만7389명이다. 7일 0시 기준 국내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845만1862명이다. 전체 인구의 약 36%만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2명은 여전히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점은 재유행 최대 악재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재유행 시기 하루 15만~20만명 발생을 예측했지만, 가을에 접어들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김탁 순천향대부속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규모 재유행 시점은 8월이 유력하지만, 정확한 규모는 유행 상황에 따라 더 커질 수 있다"며 "의료대응 여력, 그중에서도 응급수술과 분만, 투석 등 특수환자에 대한 대책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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