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우상호)는 23일 행정안전부와 용산구청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행안부는 경찰을 관할하는 중앙부처이고, 용산구는 대규모 압사 참사가 발생했던 이태원을 관할하는 자치구인 만큼 고강도 조사가 예상된다.
특위는 이날 행안부와 용산구청을 잇달아 방문해 재난 상황 파악·대처 등 각종 판단이 이뤄지는 상황실 업무 체계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측 위원들은 참사 당일인 10월29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참사 관련 보고를 언제 받았고, 무엇을 지시했는지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에선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 핼러윈데이에 앞서 관계기관인 경찰·이태원역·상인연합회 등과 사고 예방을 위한 논의를 했는지, 참사 당일 보고 체계는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전날 국회에선 여야 원내사령탑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이번 국정조사는 그야말로 진실 발견과 재발 방지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어느 누구도 정쟁에 이용하거나, 정권에 타격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국정조사를 이용해선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참사 희생자와 유족을 겨냥한 2차 가해를 해선 안 된다는 뜻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유족이나 희생자들에 대해 폭언을 하거나 근거 없는 비난을 하는 일은 삼가기 바란다”며 “어려움이 생기면 같이 아픔을 나누고 고통을 함께함으로써 치유하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처참하게 무너진 국가 위기대응 시스템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경찰·서울시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언급하며 “돌아온 건 무능, 무책임한 답변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실상 무대책이었다고 시인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면서 “모바일로 논의, 대응 지시를 했다고 강변했으나, 정작 컨트롤타워 단톡방에 오 시장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참사 당시 오 시장은 네덜란드 출장 중이었다. 오 시장은 참사 소식을 접한 뒤 즉각 사고 수습을 위한 각종 지시를 관계 공무원들에게 전화 통화로 한 뒤 조기 귀국 절차를 밟았다는 입장이다. 비행기 탑승 중엔 전화기를 사용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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