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노조회계 투명성 확보, 결코 물러서면 안 될 노동개혁 과제다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3-02-20 23:51:51 수정 : 2023-02-20 23:51:5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정부, 자료 미제출 시 지원 중단키로
尹 “혈세 내역 공개 거부는 법치 부정”
노조 스스로도 편향된 문화 고쳐야

정부가 어제 회계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노조에 대해 지원금 중단·환수 등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재 15%인 조합비 세액공제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런 내용을 담은 ‘노조회계 투명성 강화 방안’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윤 대통령이 연일 노조의 불투명한 회계 처리에 대한 강도 높은 주문을 쏟아내는 것과 무관치 않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혈세인 수천억원의 정부지원금을 사용하면서 법치를 부정하고 사용내역 공개를 거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권력화와 부실회계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들은 연간 예산 규모가 각각 1000억원을 웃도는 데다, 국가 전체 노조의 83%를 아우르는 방대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막대한 조합비 외에도 2018년부터 5년간 정부·지방자치단체로부터 1521억원의 지원금까지 받아갔다. 혈세를 받고도 씀씀이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조합원 해외 출장에 24억원, 자녀 영어캠프에 1억원 등 황당한 지원도 서슴지 않았다. 기업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요구하면서 자기 통제에는 인색했다는 방증이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회계자료 제출과 조사에 대해선 ‘노동 탄압’, ‘자주성 훼손’이라며 극렬 저항한다. 조합원 수 1000명 이상 노조와 연합단체 327곳에 대한 정부의 회계자료 요청에 120곳(36.7%)만이 제대로 응했다. 일정 기준 이상 노조의 회계자료 제출을 의무화한 미국·영국 등과 비교할 때 권리만 주장하고 의무는 외면하는 이중적 행태다. 심지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공사 시공사들이 현장 노조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매년 116억원의 웃돈을 지급했다고 한다. 건설현장 악폐인 ‘월례비’가 공공 부문에서도 만연해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노조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법 개정과 함께, 국토교통부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한다. 시의적절한 조치다. 투명한 노조회계는 윤석열정부 노동 개혁의 핵심이다. 마침 정치 투쟁 지양을 앞세운 MZ세대 중심의 새로고침협의회가 오늘 출범한다. 이들은 “기득권 노조의 회계 공개는 당연한 일”이라고 강변한다. 썩은 곳은 도려내야 한다. 민주화 이후 노조는 양적 성장을 기반으로 사회 전반에 대한 영향력은 키웠지만 ‘깜깜이 회계’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메스를 들이대기 전에 노조 스스로가 편향되고 경직된 내부 문화부터 바꾸어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권은비 '매력적인 손인사'
  • 권은비 '매력적인 손인사'
  • 강한나 '사랑스러운 미소'
  • 김성령 '오늘도 예쁨'
  • 이유영 '우아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