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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하다 국내 브랜드까지”…MZ세대 패션플랫폼 살펴보니 ‘짝퉁’ 수두룩

입력 : 2023-06-27 06:30:00 수정 : 2023-06-27 01: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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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리 등에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카피 상품 유통
예일대학교 공식 라이선스 브랜드 ‘예일’에서 판매 중인 제품(왼쪽)과 에이블리에서 판매 중인 디자인 무단 도용 상품 갈무리

 

주로 해외 명품 브랜드를 대상으로 이뤄졌던 디자인 카피가 최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MZ세대 이용률이 높은 국내 패션 애플리케이션에서 별다른 제재 없이 디자인 카피 상품, 소위 ‘짝퉁’이 우후죽순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동대문 기반 소호 쇼핑몰을 모아놓은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등을 살펴보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가품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다. 일부 개인 쇼핑몰이 동대문 도매 업체에서 매입한 상품을 그대로 판매하거나 라벨만 단순 교체하는 방식으로 지식재산권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적잖게 포착됐다.

 

실제 에이블리와 브랜디 등에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예일(YALE)’을 검색하면 공식 판매처가 아닌 판매업체들과 상품을 발견할 수 있다. 정면에 예일 로고를 넣은 티셔츠가 대다수인데, 이들은 모두 지식재산권을 무단으로 도용한 카피 상품이다. 예일 브랜드 정품은 예일대학교를 통해 정식 라이선스 사용 허가를 받은 워즈코퍼레이션에서 발매하는 것만 해당된다. 나머지는 모두 별도의 허가나 계약 없이 무단으로 지식재산권을 도용한 상품이다. 예일 정품은 ‘YALE’ 로고 하단에 예일대학교의 공식 설립연도인 1701년이 표기돼있지만, 짝퉁 상품에는 이와 관련 없는 ‘1987’이란 숫자가 쓰인 경우도 있었다.

 

국내 패션 대기업인 LF에서 지난 4월 선보인 ‘캠브리지’ 브랜드도 카피 상품이 대거 유통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LF도 캠브리지와 협의를 통해 공식적으로 단독 라이선스 사용 허가를 받았는데, 패션 플랫폼에서는 동대문 도매업체를 통해 캠브리지 디자인을 카피한 수많은 상품이 판매 중이다.

 

또 다른 국내 여성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인 ‘유희(YOUHEE)’는 자사몰 중심 비즈니스를 전개 중인데, 에이블리의 한 소호몰 입점업체에서 카피 상품이 유통 중이다. 유희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레터링 티셔츠’의 디자인을 그대로 카피한 상품이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플랫폼의 제재를 받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품 가격 3만9000원의 절반도 안 되는 1만원대 중반선에 판매되고 있다.

 

패션 소호몰 기반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들의 경우 상품의 품질이나 브랜드 철학, 디자인 등 독창적인 요소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국내 타 브랜드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주로 명품 위주로 횡행하던 짝퉁 판매가 하다하다 국내 영세한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인데, 아무래도 해당 플랫폼에 10~20대 등 젊은 소비자가 많다보니 디자인 카피 상품인 줄 모르거나 저렴한 가격에 혹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을 손쉽게 입점시키는 플랫폼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에이블리 관계자는 “입점 이전에 셀러를 대상으로 ‘타 브랜드 디자인 모방 및 변형 등 디자인권 침해 행위’ 등에 상세 매뉴얼을 안내하고 계도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워낙 많은 입점 업체와 상품들이 있다보니 상시 모니터링이 힘든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가품 판매가 적발될 경우 상품 노출을 중단하고 단계적 페널티 부과 후 강제 퇴점 절차까지 진행 중”이라면서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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