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이 장관 개인 안위만 집착, 책임 회피”
“이상민 장관 파면은 국민 생명권을 지키지 못한 국가의 최소한 장치이자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첫 걸음입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인 이정민씨는 27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심판 사건 4차 변론 기일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유가족 대표로 증인으로 나선 이씨는 고(故) 이주영씨의 아버지다. 이씨는 “작년 10월29일 밤 참담했던 심정을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그날은 결혼 준비 중이던 제 딸이 웨딩 플래너를 만나는 날이었다”고 설명했다. 딸 주영씨가 외출한 후 이씨는 저녁을 먹고 아내와 텔레비전을 보던 중 딸의 남자친구로부터 ‘이태원역으로 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이씨는 “12시30분쯤 이태원역에 갔을 때 경찰이 호루라기를 불고 폴리스 라인이 쳐져있었지만 사람들과 차가 그냥 지나다니고 현장통제가 전혀 되지 않아 아수라장이었다”며 “주영이가 구조돼 옮겨진 클럽에는 구조인원이 6,7명밖에 안돼 시민들이 CPR(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가족들이 이송되는 아이들의 신원확인을 해달라 하고 어디로 이송되는지 알려달라 했는데 경찰과 소방은 신원확인이 불가하다며 어디로 가는지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다음날 낮 12시가 넘어서야 의정부의 한 병원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이씨는 “경찰은 1층에서 장례식을 치루는 유가족과 2층에서 장례식을 치르는 유가족끼리 만나지도 못하게 했다”며 “분향소의 존재도 기사를 통해서 알게 됐다. 그 어떤 부분에서도 유가족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마지막 발언을 하며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였다. 그는 “인파가 몰린다는 수많은 기사가 있었음에도 행안부 장관은 아무런 조치도 안 했고 집회와 대통령 경비에만 관심이 있었다”며 “이상민 장관은 개인 안위에만 집착해 철저하게 책임을 회피했다. 이상민 장관 파면은 국민 생명권을 지키지 못한 국가의 최소한의 조치”라고 호소했다.
이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은 이날 4차 변론기일을 마지막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선고는 이르면 다음달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재판소는 사건 접수로부터 180일 이내에 선고해야 한다. 이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은 지난 2월9일 접수돼 오는 8월7일이면 180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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