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7개월 앞두고 여야 당 대표가 지지층 결집에 시동을 걸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아 통합 행보를 보였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보름 동안 단식을 하며 지지층 결집과 당 통합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14일 뉴스1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13일) 대구 달성읍 유가읍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약 50분간 예방했다. 지난 3월 당 대표 취임 이후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한 긍정적 대화가 있었고, 박 전 대통령이 내년 총선 승리에 대한 중요성 등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보수 통합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내년 총선을 겨냥한 '보수 통합'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김 대표는 "우리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보수가 대단합해야 한다"며 "힘을 모아야 하는 만큼 박 전 대통령이 가진 경험이나 영향력 등과 함께 대동단결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부터 당 출신 대통령을 찾으며 지지층 결집을 도모해왔다. 그는 취임 직후인 3월15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지난 4월에는 서울 마포구 소재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을 찾았고, 5월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김 대표는 이와 더불어 외연 확장 행보도 보이면서 '범여권 빅텐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12일에는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은 한국의 희망 대표단을 만난 데 이어 범민련 출신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 서민 단국대 교수 등 10명과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이 대표는 보름째 단식을 이어가며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의 민생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사죄 △일본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 등을 요구하며 단식을 선언했다.
이 대표의 단식이 길어지면서 지지층의 결집도 강해진 상황이다. 실제 지난 5~7일 한국갤럽이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만에 7%p 오르며 34%로 반등했다.
특히 호남 지역에서 전주에 비해 18%p 상승해 61%를 기록했으며, 서울과 인천·경기에서도 전주 대비 4%p 오른 30%, 37%를 기록했다.
또 검찰이 단식 중인 이 대표를 두 차례 소환한 점 역시 당 소속 의원들과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다. 또 정부 여당이 이 대표의 단식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점도 진보 진영을 자극하고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낙연 전 대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도 이 대표를 찾아 단식을 만류했으며, 전날엔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찾아 단식을 중단하라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언을 전하기도 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당내 주요 모임 인사들도 나서서 이 대표의 단식을 만류하며 당내에선 이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단식농성장을 국회 본관 앞 천막에서 당대표실로 옮기며 단식을 장기화할 모습을 보이면서,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지층 결집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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