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선 이틀 만에 30통 다 팔려
업계 “공급 문제 없는데 수요 폭증”
“가격 상한제 등 안정 공급 보장을”
중국이 최근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작년에 이어 ‘제2의 요소수 대란’이 벌어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유소와 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 곳곳에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관련 업계는 “공급량에 문제가 없지만 일부 시민의 불안 심리와 사재기로 수요가 급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19일 찾은 서울 광진구 한 대형마트의 요소수 판매 선반은 텅 비어 있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세 종류 요소수가 품절된 것. 마트 직원 박모씨는 “원래는 이렇게 품절되지는 않는데, 한 번 들어오면 1시간 안에 동이 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주유소도 상황은 비슷했다. 용산구의 한 주유소는 일주일째 요소수가 품절 상태였다. 주유소 직원은 “지난주에 요소수 30통이 들어왔는데 이틀 만에 다 나갔다”며 “추가 주문한 지 2주도 더 됐는데 10월에나 받을 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업계는 “일시적으로 수요가 폭증해 발생한 일일 뿐, 공급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요소수 판매업체 관계자는 “지난 7일쯤부터 감당할 수 없는 양의 주문이 들어와서 10일째 온라인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며 “지금은 물건이 안 들어오는 건 아니고 한 사람이 20∼30개씩 주문하면서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라고 부연했다.
요소수가 생계에 필수적인 이들은 2년 전처럼 생계가 멈추는 일을 피하기 위해 요소수를 비축해 두는 게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23년간 25t 화물차를 몰았다는 김문철(49)씨는 “이전 요소수 파동 때도 괜찮다고 해서 아무 준비도 하고 있지 않다가 불과 2∼3일 만에 요소수 가격이 폭등했다”고 회상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용 요소 중국산 수입 비중은 2021년 83.4%에서 지난해 71.7%로 줄었다가 올 상반기 90.2%로 반등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70일분의 요소가 비축돼 있고, 추가 도입 물량까지 고려하면 내년 2월까지 사용 가능한 물량은 확보됐다는 입장이다.
과도한 사재기를 막기 위한 대책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반복적인 대란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면 가격 상한제 등 안정적 공급을 보장해 화물차 운전자를 안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