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혁파·디지털 신기술 활용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향 제시
“금융그룹이 국민의 이익과의 ‘제로섬 게임’(한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한쪽이 그만큼 손해를 보는 상황) 구조를 뛰어넘는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내지 않는 한, 국내 금융은 적당히 관리만 하면 되는 공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다.”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세계일보와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주최로 열린 ‘2023 세계금융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국내 금융업계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신 위원은 “금융 세계화를 통한 금융 서비스 수출이 바로 새로운 수익원”이라며 “모든 조직에서 혁신 주체이자 성공 요인은 최고경영자(CEO)로, 향후 국내 금융도 CEO가 세계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압박을 가하고, (금융그룹도) 능력 있는 CEO를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의 K금융 세계화’를 주제로 열린 2023 세계금융포럼에서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등 금융규제 혁신 정책 수립과 입법 과정에 참여 중인 핵심 인사가 참여해 금융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향을 논의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고객신뢰와 규제가 중요한 금융산업에서 규제, 언어, 문화가 상이한 해외에 진출해 성장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의지가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은 ‘글로벌화를 통한 금융산업 육성’을 올해 주요 정책과제로 삼고, 해외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순방 일정 관계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대신 참석한 김 차관은 “K팝, K푸드와 같은 ‘K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높은 시기인 지금, K금융도 그간의 성과와 좌절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한 단계 높이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금융 세계화에 대한 의지를 표했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동남아시아는 ‘금융 한류’의 열풍이 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동남아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미국 유럽 등 주요국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현 의원은 축사에서 “세계화는 우리가 이루지 못한 꿈”이라며 “태국에 인터넷은행이 진출하는 등, 금융 세계화가 디지털 분야부터 시작되는 좋은 계기가 생겨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세션에서는 우리 금융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과 동남아에 치중된 해외진출 범위를 넓히기 위한 전략에 대한 토론이 오갔다.
세션1의 주제발표를 맡은 조남훈 KB금융지주 글로벌전략총괄 전무는 “(비슷한 규모의) 다른 국가는 해외를 제패하겠다는 것이 아닌, 독특한 금융 전략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특정 분야를 가지고 확장하는 모델을 벤치마킹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세션2 발표자인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서울·부산 등 우리나라 주요 도시에 국제 금융기관이 대거 들어와 ‘플레이어’가 많아져야 한다”며 “경쟁이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국내 금융의 국제화 노력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은 끊임없는 IT(정보기술) 혁신을 시도하고 있고, 디지털 신기술과 선진 금융 인프라를 보유해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우리가 지속적인 관심과 시간을 투입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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