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美·中 정상회담 앞두고
관련 정보 공유·의견 조율 전망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8일 윤석열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방한한다.
다음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 전에 한·일과 북·러 무기 거래, 공급망 문제 등 현안을 논의하고 결속을 다지는 자리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중동 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관심이 분산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우려를 반박했다.
블링컨 장관은 6일(현지시간) 이번 아시아 순방에 대해 “우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위기에 집중하는 상황에서도 국익 증진을 위해 인도태평양과 다른 지역에 관여 및 집중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순방에 앞서 이스라엘, 요르단, 이라크, 튀르키예를 잇따라 방문하며 가자지구 위기에 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워싱턴 조야에선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인태 지역 우방국들과의 협력을 공고히 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려 했던 미국이 중동 문제로 이 지역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맷 머리 국무부 에이펙 선임담당관은 이날 워싱턴 외신센터 브리핑에서 “세계 다른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인태 지역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초점이자 우선순위”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앞서 북·러 무기 거래 등을 한국 방문의 주요 의제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인 만큼 중국과 관련한 정보 공유와 의견 조율이 이번 블링컨 장관 방한의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박2일 방한 기간 블링컨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등과 만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일이 중국과 갖는 한·일·중 외교장관 회의가 미·중 정상회담 뒤인 이달 말 부산에서 개최되는 것에도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일·중 협의체는 미국과 중국의 완충지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중국이 북·러 밀착을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한·일·중 외교장관 회의는 북·러 문제에 대해 중국과 협력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방한에 앞서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한국 일정을 마친 뒤에는 인도로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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