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심위, JTBC 김건희 여사 명품백 보도 긴급심의 안건으로

과거 검언유착 사건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녹취록 방송 사건 등에 관련된 언론인 및 매체 주도로 이뤄진 김 여사 명품백 선물 보도를 두고 함정취재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함정취재로 논란이 된 서울의소리의 유튜브 영상을 사용한 JTBC 뉴스룸에 대해 긴급심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함정취재 그대로 보도…칼 빼 든 방심위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방심위는 조만간 김 여사 명품백 관련 보도에 대해 신속심의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김 여사 명품백 관련 보도를 한 JTBC 뉴스룸에 대해 심의신고가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방심위는 신고내용과 신고 건수 등 중대성을 고려해 신속심의에 착수한다.

지난 28일 JTBC는 유튜브에 올라온 관련 영상을 그대로 보도했다. 방심위는 JTBC뉴스룸이 이같은 보도 과정에서 영상이 조작됐거나 왜곡 편집됐을 가능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점이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심대하게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JTBC는 “서울의소리 관계자가 (명품을) 사서 자신이 전달해준 것이다”, “카메라 달린 손목시계도 서울의소리에서 준비했다”는 최재영 목사 인터뷰를 기사로 내보냈다. 이에 방심위 내부에선 JTBC 뉴스룸이 함정취재 등 언론윤리가 논란이 된 점을 사전에 알면서 관련자인 최 목사 인터뷰를 보도한 점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지난 27일 야권 성향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최 목사와 김 여사 영상을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해당 영상에는 지난해 9월13일 김 여사에게 최 목사가 가방을 선물하는 내용이 담겼다. 영상에서 김 여사는 “자꾸 왜 사오느냐”라거나 “자꾸 이런 거, 안 해, 정말 하지 마세요”라고 사양했다. 하지만 차후 가방을 돌려준 적 없다는 게 최 목사 측 주장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현판. 방심위 제공

◆함정취재 허용? 법조계 적극적 함정은 기망

문제는 이 취재가 함정취재의 영역에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취재의 전 영역에는 서울의소리 기자로 알려진 이모씨가 등장한다. 이씨는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건넨 명품 선물에서부터 그 과정을 찍은 손목시계 몰래카메라까지 모두 준비한 인물이다. 최 목사가 아닌 이씨가 함정취재를 기획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기사를 제작한 당사자들도 이같은 함정취재 논란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서울의소리에 출연해 관련 사안을 보도한 장인수 전 MBC 기자는 함정취재의 당위성을 강조했는데, 그는 “국민의 알 권리가 함정취재의 위험성이나 비윤리성보다 현저하게 높을 경우와 취재원에 대한 접근이나 취재 자체가 불가능할 경우 등에는 함정취재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통상적인 취재 윤리를 위반했다는 점과 인정된다 하더라도 함정취재는 최소한으로 이뤄져야한다는 게 법조계평가다. 한경주 법무법인 윈스 변호사는 “수사당국이 함정수사를 할 경우에도 불가피하게 필요한 경우 최소한으로 이뤄진다”며 “취재의 영역이라하더라도 김 여사가 선물을 요구하거나 만남을 먼저 요구하기도 전에 본인들이 자의대로 선물을 전달하고 이를 취재한 것은 적극적인 기망 행위로 볼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보법 위반 의혹부터 검언유착까지

이번 사안을 주도한 인물들에 대한 논란도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최 목사는 평양과 서울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신분이며 ‘인간해방의 횃불-전태일 실록’ 저자로 알려져있다.

특히 최 목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8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번 취재 전반에 개입한 이씨 또한 지난 대선 당시 김 여사와의 7시간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해 논란을 빚은 인물이다. 이후 김 여사가 1억원의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서울의 소리 측이 1000만원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이 나기도 했다.

당시 이 녹취파일도 장 전 기자가 MBC 시사보도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서 공개해 파장이 일었다. 장 전 기자 또한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한 당사자로 논란이 된바 있다. 장 전 기자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했지만 이후 이 전 기자는 무죄가 확정됐다. 오히려 현재 이 전 기자 발언을 사실인 것처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혐의로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소된 상태다.

MBC 제3노동조합은 전날 성명을 내고 “(서울의소리의 김건희 여사 명품백 보도는)처음부터 청탁을 할 목적도 공직자에게 대가성 금품을 줄 목적도 없었다”면서 “오로지 영부인이 명품을 받으면 촬영해서 고발보도하고 욕보이려는 악의적인 목적만 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건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