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 없이… 곧장 대표팀 합류
21일 태국과 월드컵 亞예선 1차전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지난 1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로 처음 치른 훈련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주장’ 손흥민(31·토트넘)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탁구 게이트’에 이어 ‘카드 게이트’ 등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황선홍호도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며 태국전을 준비 중이다. 소집 첫날(18일) 훈련을 일부만 공개하고 선수들의 인터뷰를 금지한 대표팀은 19일엔 전면 비공개로 훈련을 진행했다. 황 감독도 “국민께 실망하게 해 드린 부분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만회할 필요가 있다”며 “선수들이 부담스러워 한다. 심적으로 어려워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입국한 손흥민,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 등도 첫 훈련에 나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런 가운데 ‘내분 논란’의 중심인 이강인이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황선홍호가 완전체를 이뤘다. 이강인이 손흥민과 충돌한 사실이 밝혀진 뒤 국내 팬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강인은 지난달 막을 내린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전날 탁구를 치는 것을 두고 손흥민과 몸싸움을 벌여 많은 지탄을 받았다. 손흥민은 이 충돌로 인해 오른손을 다쳐 소속팀 토트넘 경기에서 붕대를 감고 나서고 있다. 전날 입국 현장에서 굳은 표정으로 나타난 손흥민의 손가락도 여전히 부어있었다. 이강인이 사건 이후 영국 런던에 있는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여전히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축구팬들도 있다.
초록 모자를 쓴 이강인은 이날 밝은 미소 속에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으로 들어섰다. 당초 이강인은 이 자리에서 짧은 사과문을 밝힐 것으로 관측됐지만, 팬들에게 허리를 숙이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전한 뒤 곧장 이동했다. 일부 팬이 주는 선물과 편지도 마다치 않고 받으며 준비된 차량에 탑승했다.
이강인은 곧장 황선홍호에 합류했다. 그는 전날 합류한 손흥민 등 선수단을 숙소에서 만나 재차 사과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을 펼친 뒤 태국 방콕에서 26일 다시 맞붙는다. 대한축구협회는 홈경기 전날인 20일 공식 훈련에 앞서 이강인이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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