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비역 장군이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규정에 어긋난 군기훈련(얼차려)을 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을 구속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문영일 예비역 육군 중장은 지난 21일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대한민국 성우회 홈페이지에 “중대장을 구속하지 말라! 구속하면 군대 훈련 없어지고 국군은 패망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날은 중대장의 구속영장 실질 심사가 있었던 날이다.
문 전 중장은 “주어진 임무 완수를 위해 노력을 다한 훈련 간부들을 군검찰이나 군사법체계가 아닌 민사법체계가 전례 없이 훈련 중의 순직을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 것에 대해 크게 실망함과 동시에 크게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중대장을 구속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군기훈련(얼차려)을 시킨 중대장이나 부중대장에겐 형법상의 죄가 없다고 주장했다. 문 전 중장은 “중대장은 6명에게 제한적인 완전군장 훈련을 시켰고, 한 명이 실신하자 위급함을 직감하고 적절한 조치를 다 했다”며 “조치를 다 한 중대장에게 무고한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는 “군 훈련 사고에 대한 조치는 제반 조건을 고려해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며 "개인은 모든 면에서 단체의 일원으로 힘이 돼야 하고 때로는 희생되기도 한다는 각오로 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훈련 중 모든 사고예방 조치를 다하였으나 불가항력으로 순직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 위국헌신의 순직으로 예우하고 국가적 조치를 다 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건을 폭로한 군인권센터를 “군인권센터의 적대적 국군관”이라며 군인권센터를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군인권센터라는 이상한 조직이, 마치 문재인 정권 시절 청와대 어느 경제관이 ‘재벌을 손볼 것이다’라고 한 것처럼, ‘우리는 군대를 손보고 통제할 것이다’라고 선언하며 출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군인권센터가) 그동안 국군 내부를 휘저음으로써 개선 발전보다 국군 위상을 저해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사건도, 국군을 적대시하며 이 사건에 개입해 어느 시정 사이비 반군단체보다 앞서 폭로성 보도자료를 남발하면서 위국헌신하는 중대장(과)의 위신 즉 국군 간부의 위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 예비역 중장은 유가족을 향해 “희생자의 가족들은 우선 혈육 지정으로 하늘과 땅이 무너지는 고통을 당하면서 난감하기 그지없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운명이라 생각하라”며 “국군과 국가가 위로해 드림을 받으셔서 한동안의 실망을 극복하라”는 글을 남겼다.
문 예비역 중장은 육군사관학교 14기로 하나회 출신이다. 제7공수여단장과 1군 사령부 부사령관, 국가안보회의 국가비상기획위원회 부위원장, 군사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냈고, 현재는 국가안보전략사상사학 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다.
앞서 지난달 23일 오후 5시 20분께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인 박 훈련병이 쓰러졌다. 박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25일 오후 사망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