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장을 지향하며 2천600억원을 들여 건립한 '아트센터인천'이 흉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5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복합문화시설 아트센터인천은 살구빛 건물 외벽 곳곳에 변색이 나타나 한눈에 봐도 흉한 모습이었다.
원래 건물 색감과 전혀 다른 색상의 페인트가 듬성듬성 칠해진 모습은 마치 해진 옷에 조각천을 덧대 꿰매놓은 듯했다.
아트센터인천은 1천727석 규모의 대규모 클래식 공연장을 갖추고도 번듯한 주변 건물들과 대조되는 초라한 외관으로 불협화음을 자아냈다.
송도에 사는 유모(44)씨는 "저 모습을 보면 산책할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년째 그대로인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8년 문을 연 아트센터인천은 지하 2층, 지상 7층짜리 건물(연면적 5만2천㎡)에 음향 성능을 극대화한 빈야드(관객이 오케스트라를 둘러싸는 형태) 스타일의 콘서트홀을 갖췄다.
지휘자의 손가락 모양을 형상화한 건물답게 외장에는 '컬러 노출 콘크리트'라는 특수 공법을 적용해 인체와 유사한 색을 입혔지만,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해당 공법은 콘크리트에 안료를 배합해 색상을 띠게 만든 것인데 재료 상태나 안료 배합 비율 등에 따라 색상이 달라질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했다.
그러나 시공 이후 외벽에 미세한 균열이 발생해 갈라진 부분을 임시로 보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외장 재질과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도색을 진행해 개관 3년 만인 2021년부터 색감에 불균형이 나타났고 변색까지 이어지며 손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콘크리트 벽체 자체에 색을 입힌 상황에서 일반 페인트로 '땜빵식' 도색을 하다 보니 색감에 불균형이 나타난 것"이라며 "변색이 계속 진행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보수 작업을 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인천 시민들은 세간에 알려진 아트센터인천의 명성과 상징성에 비해 외관은 흉물 수준으로 전락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민원을 지속해 제기하고 있다.
일부 송도 주민은 이미 수년 전부터 건물 외관을 개선해달라고 목소리를 냈으나 행정 당국이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에 인천경제청과 시공사 측은 올해 하반기부터 아트센터인천의 초기 모습을 최대한 복원하는 방향으로 전문업체를 통한 보수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아트센터인천 외벽 도색을 진행하기로 인천경제청과 협의했다"며 "여름철 장마 기간에 준비 과정을 거쳐 가을부터 보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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