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조 등 조선업계 노조들이 공동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현대미포 등 8개 조선업 노조는 다음 달 동반 파업을 예고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25일 “조합원 7560명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65%(4919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들도 각각 공동투쟁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파업찬반투표는 지난 22일 오후 12시부터 24일 오후 6시까지 울산본사 등에서 현장 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투표에는 5195명(전체의 68.72%)이 참여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말부터 협상을 벌여왔지만, 노사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 확보를 위해 지난 1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 신청까지 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입장 차이가 커서 교섭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조정중지 결정을 내린다. 파업 찬반투표 가결에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까지 얻으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조는 여름휴가가 끝난 8월 중순쯤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파업일정과 파업시간 등을 정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주요 조선사 노조 모임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 동반 파업(8월 28일 4시간 부분파업) 참여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아직도 회사 측이 제시안을 내놓지 않은 건 파업을 부추기는 형태다. 노조 요구안에 대한 전폭적인 수용과 노사화합을 위한 통 큰 결단을 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HD그룹 조선 3사의 공동요구안인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과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40여개의 별도 요구안도 마련했다. 노조 요구안의 핵심은 ‘고용안정’이다. 먼저 일방적인 정리해고·희망퇴직 금지를 확정해 줄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또 회사 매각·분할·합병·양도 등을 할 땐 90일 전 노조에 알리고 합의해야 한다는 조항도 담았다. 만 65세 정년연장도 명문화할 것을 주장했다. 현재 현대중공업 정년은 만 60세다. 회사 측은 아직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조선업계의 파업은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지회(한화오션 노조)는 지난 8∼9일 파업찬반투표를 진행해 85.4%(3641명)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고, 지난 15일 7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회사 측이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때까지 계속 파업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역시 지난 22일 97.14%(3226명)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등도 파업을 위한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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