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독자 사업·예산도 없는데 일방적 출석 요구는 무리”
경기도의회 의장, 도지사 비서실장 도의회 불출석에 쓴소리
“도정 혼자 못해…집행부가 협력에 나설 때 의회도 손뼉”
경기도의회가 도지사 비서실과 보좌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행감)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도 집행부와 도의회 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최근 도지사 비서실과 보좌기관이 출석을 거부한 도의회 운영위원회는 이달 업무보고가 파행된 가운데 9월 임시회에서 이를 받기로 했다. 경제부지사의 보좌기관인 김달수 협치수석은 양 기관의 충돌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은 26일 “의회와 집행부 사이에 무용한 대립의 모습이 연출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최근 도지사 비서실장과 보좌진이 도의회 운영위 업무보고에 출석하지 않아 파행한 것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김 의장은 이날 본회의 개회사를 통해 “도정은 혼자만의 힘으로 항해할 수 없다”며 “도정 운영의 민주적 절차와 완결성은 도민의 대표기관인 도의회와의 긴밀한 협력이 있을 때 갖춰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행부가 상호 존중의 자세로 협력에 나설 때 의회도 손뼉을 맞춰 상생의 길을 열어갈 수 있다. 이번 임시회 진통은 의회와 집행부 간 더욱 견고한 화합을 낳는 산고의 과정으로, 다음 임시회에서는 한층 성숙한 협치의 모습으로 도민 앞에 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도의회와 집행부 간 협치 강화를 위해 여야정협치위원회를 재정비하고 재정전략회의 신설에 나설 것도 제안했다.
앞서 안정곤 도지사 비서실장과 신봉훈 정책수석 등 도지사 보좌기관과 경제부지사 보좌기관은 전날 열린 도의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 서면자료만 낸 채 출석을 거부했다.
이에 도의회 운영위는 개의를 4시간가량 미뤘고, 최종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과 김정호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김현곤 도 경제부지사를 항의 방문했다.
도는 “비서실과 보좌기관은 독자적 사업과 예산도 없는데 일방적으로 업무보고에 나오라는 건 무리”라는 입장이고, 도의회는 “조례 개정에 따라 비서실과 보좌기관은 업무보고가 의무인데 집행부가 도의회를 경시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도의회는 지난달 27일 도지사 비서실과 보좌기관을 행감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관련 조례안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도는 재의(再議) 요구 여부를 검토하다 요구 시한(이송 후 20일)인 이달 18일 오후 해당 조례를 공포했다.
경기도 비서실에 대한 행감이 시행되면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서울시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보좌기관의 경우 전국 처음이다.
현재 행감 대상인 도지사 보좌기관은 정책수석·대외협력보좌관·정무수석·행정특보·기회경기수석·국제협력특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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