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티몬 신사옥 건물은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직접 환불을 받으려는 고객들로 가득 찼다. 티몬 측이 환불 가능 인원을 제한하자 고객들이 “왜 돈이 없느냐”며 반발해 현장은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무더운 날씨에 소나기까지 쏟아지면서 다치는 고객들도 나왔다.
티몬이 현장에서 환불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날 새벽부터 티몬 신사옥 건물 주변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고객들이 줄을 이었다. 온라인상에서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가 언급되며 “현장에서 초기에 환불받지 않으면 돈을 잃는다”는 정보가 공유돼 고객들의 발걸음을 부추겼다.
당초 정산 중단 이슈가 터지고 현장에서 일부 고객들을 대상으로 환불 접수를 하던 위메프와 달리 티몬 측은 건물을 폐쇄했다. 전날부터 고객들 항의가 이어지자 티몬 측은 이날 현장 환불을 시작했고 이 소식을 들은 고객들이 티몬 신사옥으로 모여들었다.
사옥 내부는 고객들로 가득 찼다. 현장을 수습하는 티몬 직원이 4명 정도에 불과해 소비자들은 자체적으로 만든 순번표를 만들어 현장을 정리했다. 이날 오후 3시쯤 순번표는 2600명을 넘었다. 직원들은 지하 1층 사무실에서 이름과 전화번호, 주문번호 등을 받고 환불 신청을 접수했다.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이날 오전 0시40분쯤 티몬 신사옥 지하 1층을 찾아 “위메프 대응보다 많이 지연된 점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권 본부장은 “자금 사정이 여의찮아서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해 드리기는 힘들 것 같고 순차적으로 해결해 드리려고 계획을 잡고 있다”며 “성수기에 많은 분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여행 상품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몬 측은 환불 자금을 30억∼40억원가량 마련했다고 밝혔다. 오후 4시쯤 “오늘은 자금 부족으로 1000명 이상 환불이 어렵다”고 공지하자 고객들이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티몬 측의 서투른 대처도 현장 혼란을 키웠다. 서면으로 받던 환불 신청을 온라인으로 바꾸면서 이미 환불 신청서를 냈거나 오래 기다렸던 고객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환불 접수 과정에서 여성 두 명이 넘어지면서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무더위에 어지럼증을 호소한 고객들은 소방당국이 설치한 임시의료소에서 처치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은 현장을 통제하기 위해 폴리스라인을 치고 인근 이면 도로 차량 출입을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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