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 자유형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22·강원도청)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에 많은 것을 걸었다. 출전권을 따낸 800m와 1500m에도 출전하지 않으며 개인전은 400m에 올인했다. 그러나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자유형 400m 예선에서 3분45초52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4조에서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앞서 경기를 치른 1∼3조를 합치면 전체 5위였다.
마지막 5조 예선에서 김우민보다 좋은 성적을 낸 선수 3명이 나오면 결승에도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 자신의 경기보다 5조 경기를 보며 마음을 더 졸여야 했다. 5조 경기가 끝난 뒤 전체 순위가 나왔다. 7위. 다행히 결승행 티켓은 따낼 수 있었다.
결승 진출을 힘겹게 이뤄낸 김우민은 “내가 가장 놀랐다”고 씩 웃었다. 예선 경기에서 김우민은 300m까지는 2위를 유지했지만, 300∼350m, 50m 구간 기록이 29초23으로 뚝 떨어졌다. 결국 김우민은 3분45초52로 길례르미 코스타(3분44초23·브라질), 새뮤얼 쇼트(3분44초88·호주), 에런 섀컬(3분45초45·미국)에 이어 조 4위에 그쳐야 했다. 다행히 5조에서 김우민보다 좋은 기록을 낸 선수가 루카스 마르텐스(3분44초13·독일)와 일라이자 위닝턴(3분44초87·호주), 단 두 명뿐이어서 김우민은 결승행 티켓을 얻었다.
결승 티켓은 따냈지만, 예선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김우민 본인조차 당황할 만큼 나빴다. 김우민은 “일부러 속력을 조절한 건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원래 내가 (현지시간으로) 예선이 열리는 오전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예선부터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는데, 기록이 너무 저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5조 경기를 지켜보면서 조마조마했다. '내가 결승에 갈 수 있을까. 떨어지면 어쩌지'라는 생각도 했다”며 “200m까지는 편하게 갔는데, 300m 이후에 내가 생각한 만큼 속력이 나지 않았다. 힘겨운 레이스였다”고 털어놨다.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은 한국시간 28일 오전 3시 42분에 열린다. 현지시간은 오후 8시 42분이다. 김우민은 “오후에 더 경기를 잘하는 편이다. 더 좋은 레이스를 할 것”이라며 “결승 순위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1위를 할 수도 있지 않은가”라고 특유의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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