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공연 이후 8개월 만에 내한 무대
‘왓에버’ 등 오아시스 히트곡에 팬 열광
앙코르 땐 객석·가수 한목소리 진풍경
공연 후 SNS에 서울·딸에 애정 드러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에) 또 올 겁니다!”
지난 26일 브릿팝의 전설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가 8개월 만에 다시 한 번 한국 땅을 밟았다.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단독 콘서트 ‘노엘 갤러거 하이 플라잉 버즈 라이브 인 코리아(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 Live in Korea)’를 열고 한국팬들을 다시 만났다.
2006년 오아시스 첫 내한공연 이후 한국팬들의 떼창에 매료됐다고 밝힌 바 있는 그는 지난해 11월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내한 공연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공연을 마친 갤러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너희가 최고다. 내년에 보자”라고 한국어로 적었으며, 이번 콘서트를 통해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공연장은 킨텍스 제1전시장 1·2홀을 모두 사용해 마련했는데, 시작은 대세 인디밴드 실리카겔이 열었다. 김한주(건반/보컬), 김춘추(기타/보컬), 김건재(드럼), 최웅희(베이스) 4인으로 이뤄진 실리카겔은 특유의 몽환적이고 힘이 넘치는 연주와 목소리로 단숨에 팬들을 공연에 빠지게 했다. 당초 계획된 30분에서 10분이 늘어난 40분 동안 무대를 선보인 실리카겔은 “오늘은 여러분이랑 저희 다 행복할 자격이 있다. 공연 멋지게 한번 감상해 봅시다”라고 말하며 무대를 내려왔다.
30분 정도 무대 준비가 있은 뒤 오후 9시10분 콘서트의 주인공 갤러거가 공연을 시작했다. 짧은 머리에 검은색 셔츠와 바지를 입고 그리고 어쿠스틱 기타를 멘 갤러거는 ‘프리티 보이(Pretty Boy)’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카운슬 스카이즈(Council Skies)’, ‘위어 가나 겟 데어 인 디 엔드(We’re Gonna Get There In The End)’, ‘유 노우 위 캔트 고 백(You Know We Can’t Go Back)’, ‘인 더 히트 오브 더 모멘트(In The Heat Of The Moment)’, ‘데드 인 더 워터(Dead In The Water)’까지 2009년 오아시스 해체 이후 하이 플라잉 버즈로 활동하면서 발표했던 10곡을 불렀다. ‘데드 인 더 워터’를 부를 때에는 팬들이 휴대전화의 불빛으로 공연장을 물들이기도 했다.
공연장은 이후 연주된 노래들로 인해 더욱 뜨거워졌다. 바로 ‘오아시스 히트곡 퍼레이드’로, 그 시작은 ‘고잉 노웨어(Going Nowhere)’. 1997년 갤러거가 1960년대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버트 바카락에 빠져 있을 때 쓴 곡이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그의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며 공연을 즐겼다.
이어 ‘토크 투나잇(Talk Tonight)’, ‘왓에버(Whatever)’, ‘하프 더 월드 어웨이(Half The World Away)’, ‘더 마스터플랜(The Masterplan)’, ‘리틀 바이 리틀(Little By Little)’을 불렀다. 특히 ‘왓에버’는 국내에서 오아시스 하면 떠올리는 곡 중 하나로, 작년 공연에서는 들려주지 않았던 곡이라서 팬들은 환호했다.
앙코르 무대로 조이 디비전의 ‘러브 윌 티어 어스 어파트(Love Will Tear Us Apart)’로 시작한 갤러거는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 ‘리브 포에버(Live Forever)’,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을 들려줬다. 1만8000여명의 팬들은 이때 한목소리가 돼 그와 함께했다.
갤러거는 공연 중간 팬들에게 농담도 건넸다. 자신과 결혼해달라고 외치는 팬에게 “오늘은 안 돼”라고 유쾌하게 받아쳤으며, “이 망할 비는 뭐람”이라며 퉁명스럽게 날씨를 탓하기도 했다. 영국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의 오랜 팬인 그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등신대를 무대에 올렸고, 팀 로고를 무대에 띄워 두는 등 골수팬의 면모도 과시했다.
갤러거는 공연을 마친 뒤 자신의 SNS에 ‘서울(Seoul)’이라는 글귀와 함께 함께 내한한 딸 아니아스 갤러거가 찍은 사진들을 편집해서 올리면서 한국에서의 추억을 즐겼다.
한편 갤러거는 다음 달까지 예정된 투어를 마치고 건강 문제로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다. 그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또 오겠다”고 말한 만큼 조만간 한국을 다시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