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의 가해 운전자 차모(68) 씨에 대한 구속 여부가 이르면 30일 결정된다.
차씨는 이날 오전 9시43분쯤 김석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교통사고 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도착했다.
회색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쓴 채 법원에 도착한 차씨는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연신 “죄송하다”고 답했다.
갈비뼈 골절로 수도권의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차씨는 오른쪽 다리를 절며 법정으로 향했다. 모자를 눌러쓰고 안경과 마스크를 썼으며 휠체어나 목발을 이용하지는 않았다.
차씨는 법정에 들어서면서 “돌아가신 분들과 유족들께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신발에 남아 있는 가속 페달 자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도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했다. 연신 “돌아가신 분과 유족들께 너무너무 죄송하다”고 말하며 법원으로 들어섰다.
경찰에 따르면 차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 30분쯤 시청역 교차로에서 제네시스 차량을 몰고 역주행 후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를 치고 차 2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지난 24일 범죄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해 규모가 크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차씨가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점 등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차 씨는 세 차례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차량 이상에 따른 급발진”이라고 주장해왔다. 다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고 당시 차 씨의 신발을 감식한 결과, 밑창에서 가속페달을 밟은 흔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사고라는 분석에 한층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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