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의 ‘5차 중동 전쟁’ 발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역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일 내로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까지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5일 “이날 기준 접수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면서 “정부는 최근 중동 상황 관련 우리 국민 안전을 위해 다양한 안전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중동 전쟁에 연루된 나라별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이스라엘 550여명, 레바논 120여명, 이란 110여명이다.
현재 가자지구를 제외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전 지역에 출국권고(3단계) 적색경보가, 가자지구에는 여행금지(4단계) 흑색경보가 각각 발령 중이다. 이란은 튀르키예·이라크 국경 등 일부 지역에 한해 출국권고가 발령된 상태다.
정부는 여행경보 3단계 지역에 체류하는 국민들의 조속한 출국을 강력 권고하고 있다. 4단계 지역에 체류하려면 정부로부터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없이 현지에 남을 경우 외교부가 여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수 있다.
외교부는 현지 공관 및 비상 연락망을 총동원해 우리 국민의 체류지 확인과 출국 권유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은 지난 4일 열린 본부·공관 합동 상황점검회의에서 “주요 국가들이 레바논과 이스라엘 등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대상으로 출국을 권고하고 있고, 일부 항공사들이 레바논과 이스라엘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며 “본부와 재외공관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우리 국민 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와 독일 루프트한자, 네덜란드 KLM 등 해외 항공사들은 이스라엘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대한항공도 지난해 10월부터 이스라엘 텔 아비브 직항편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출국하려면 카타르 항공 등 일부 중동 항공사 경유편을 통해야 한다.
정부가 군 수송기 등을 현지 투입해 출국 지원을 하는 것은 ‘플랜B’에 포함돼 있으나 아직은 민항기 일부가 다니고 있어 실제 이행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중동에서는 레바논에서 친 이란 무장 세력 헤즈볼라 사령관을 향한 공격, 이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도자 사망으로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한 위기가 일촉즉발이다.
외신들은 이란이 아랍국가들로부터 이스라엘 상대 보복 공격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전쟁을 일으켜도 상관없다’며 거부했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미국과 영국은 레바논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고, 프랑스는 이란 영공의 폐쇄 가능성을 언급하며 최대한 빨리 이란을 떠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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