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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부터 스페인까지…SNS가 낳은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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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24 16:03:26 수정 : 2024-08-24 1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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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가 아동을 살해했다.”

 

최근 유럽은 이민자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에 이어 스페인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짜뉴스가 퍼지며 이민자에 대한 혐오도 증가하고 있다.

 

스페인에선 지난 18일(현지시간) 벌어진 흉기 난동으로 친구들과 축구를 하던 11살 소년이 사망했다. 사건 직후 SNS상에는 “용의자가 북아프리카 출신 이민자”, “스페인으로 온 난민 출신 미성년자”와 같은 가짜뉴스가 빠르게 퍼졌다.

 

스페인의 극우 선동가 알비세 페레즈. AP연합뉴스

지난 6월 유럽의회 의원으로 선출된 스페인의 극우 선동가 알비세 페레즈가 들끓는 가짜뉴스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이번 흉기 난동과 아프리카 이민자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듯한 글을 올렸다. 글에는 “주민들에 따르면 5일 아프리카인 50명이 현지에 도착했다”며 “5000명도 안 되는 평화롭던 곳에 강간, 강도, 살인이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경찰은 사건이 이슬람 극단주의와는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 숨진 소년의 유족 또한 현지 매체에 “이것은 인종이나 이념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호소했다. 결국 스페인 당국까지 나서 가짜뉴스가 사람들의 감정을 현혹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가짜뉴스가 낳은 폭력

 

지난달 영국에선 어린이 3명이 숨진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가 무슬림 이민자라는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극우 폭력 시위가 급속도로 확산했다.

 

시위대는 건물과 차량 등에 불을 질렀고, 이들을 막는 경찰까지 공격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블랙풀에서 반이민·반이슬람 시위대와 차별 반대주의자 간에 싸움이 발생한 모습. AP연합뉴스

폭력 사태는 망명 수용자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폭력 사태는 전국 23개 지역에서 발생했는데, 이중 미들즈브러·블랙풀·리버풀·하틀풀·헐·맨체스터·블랙번 등 7개 지역은 영국 정부가 발표하는 복합결핍지수 기준 ‘가장 빈곤한 10위 지역’에 속한다. 이 지역들은 정부 지원과 숙소를 제공받는 망명 신청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당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시위대에 “(행동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의심의 여지 없이 폭력 행위에 가담한 이들은 엄중한 법의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2일에는 가짜뉴스를 퍼뜨린 파키스탄 30대 남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파기스탄 동부 펀자브주 주도 라호르 경찰은 기자회견을 열고 용의자 파르한 아시프를 자택에서 체포했다. 

 

웹 개발자인 아시프는 파키스탄 뉴스채널 ‘채널3나우‘의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하며 흉기 난동과 관련한 거짓 정보를 퍼뜨렸다.

 

아시프는 범인의 이름이 무슬림을 암시하는 ‘알리 알-샤카티’라는 내용을 페이스북 계정과 유튜브에 올렸다. 이로 인해 지난달 30일 흉기 난동이 발생한 사건 현장 부근의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공격을 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SNS에 칼 빼 든 정부

 

스페인 당국이 흉기 난동 이후 가짜뉴스 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이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영국 정부 역시 가짜뉴스로 인한 극우 폭력 이후 기존의 온라인 안전법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디 알렉산더 영국 법무부 장관은 지난 6일 영국 BBC방송에 “SNS 관련 기업들과 그동안 합의한 결과 일부 회사들은 이미 가짜뉴스 게재에 대한 주의와 삭제 요구를 수용하며 환영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에서 내전은 불가피하다”와 같은 글을 올려 비판을 받았는데, 알렉산더 장관은 “내전 발언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플랫폼 소유자는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며 반박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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