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화장실 ‘갑티슈’에서 발견된 몰카...불법촬영한 10대 ‘징역 8년’ 구형

한 달 동안 235회 불법촬영

여자 화장실. 연합뉴스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와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 화장실 등에서 불법 촬영을 일삼고 유포까지 한 10대 남성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구형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주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재신)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 등) 등 혐의로 기소된 A씨(19)의 항소심 첫 공판 겸 결심 공판이 열었다.

이날 제주지검은 피고인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 A씨에게 징역 장기 8년, 단기 4년의 부정기형을 구형한 바 있다. 당시 피고인은 소년법상 소년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부친이 운영하는 식당과 자신이 재학 중이던 남녀공학 고등학교 여자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로 불특정 다수를 불법 촬영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A씨는 태블릿PC를 빌려 친구의 SNS 계정에 접속했다. 몰래 영상과 사진을 내려받아 피해자들의 신체가 찍힌 촬영물을 소지하기 위함이었다.

해당 범행은 지난해 10월18일 교내 화장실에서 불법 카메라를 발견한 교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들통났다. 당시 갑 티슈에 촬영 기능이 켜진 휴대전화가 들어있었다고 한다. 신고가 접수된 이튿날 자수한 A씨는 퇴학 처분을 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A씨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한 결과 피해자는 교사 10여명, 학생 40여명을 포함해 신원을 특정할 수 없는 도민, 관광객 등 216명으로 나타났다. 또 한 달 동안 235회 불법 촬영하고 10회에 걸쳐 유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고기일 날 생일이 지난 A씨는 소년범이 아닌 성인범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그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이 제한됐다.

검찰과 A씨는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1심 판결에 불복,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법정에서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구속 후 8개월 동안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과 자책을 하고 있다”며 “1심 이후 피해자들과 추가 합의된 사항은 없지만, 사과문을 작성해 전달했고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던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최후 변론했다.

A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오는 10월2일 열릴 예정이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