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광재 “김건희 여사 기소 여부, 여론에 영향받아서는 안 돼”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 CBS 라디오서 “김건희 여사 수사 급물살 탈 수도”
서울고법, ‘전주’ 손씨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방조’ 혐의 인정으로 판결 뒤집혀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 “김건희 여사 비호하면 검찰이 설 자리 사라질 것”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함께 ‘생명의 전화’를 살펴보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전주(錢主)’에게 항소심에서 내려진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이 검찰의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수사에 영향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자,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이 13일 기소 여부가 여론의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씨에 대해 방조 혐의가 인정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도 더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소 가능성은 커졌지만 검찰이 여론이나 이런 거에 따라 기소해야 한다(거나), 기소하지 않아야 한다(는 결정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안승훈 심승우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투자자 손모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주가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손씨는 항소심에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된 방조 혐의가 인정되면서 판결이 유죄로 뒤집혔다. 손씨가 단순히 피고인들에게 돈을 빌려준 ‘전주’가 아니라 피고인들의 시세조종 행위를 인식하고 편승했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사건의 주범 격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는 1심 판결(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원)보다 형량이 늘어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차명계좌를 이용해 권 전 회장 등과 시세조종 행위를 주도적으로 실행한 혐의를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4억원을 선고했다.

시세조작 행위를 주도한 ‘주포’ 김모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했고, 증권사 전·현직 임직원 4명에게도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도이치모터스와 무관하게 아리온테크놀로지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이 회사 실질적 운영자 이모씨만 유일하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들은 2009~2012년 차명계좌를 동원해 조직적으로 통정매매와 가장매매 등 시장에서 금지된 부정한 수단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2021년 10월 기소됐다.

‘주포’와 범행 방식을 기준으로 이 기간을 1차 작전 시기(2009년 12월~2010년10월20일)와 2차 시기(그 이후)로 판단한 2심 재판부는 공소시효(10년)가 지난 1차 시기는 ‘면소’ 판결하고, 공소시효가 남은 2차 시기에 대해서만 각 시세조종 행위별로 유·무죄를 가렸다.

이 사건은 김 여사가 시세조종에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거나 주가조작이 의심되는 시기에 거래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큰 관심을 받았는데, 손씨가 유죄를 받은 만큼 그에게 인정된 방조 혐의라도 김 여사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 브리핑에서 “‘전주’ 손모씨에게 유죄가 선고됐다”며 “이제 또 다른 ‘전주’, 김건희 여사가 법의 심판대에 올라야 할 차례”라고 몰아붙였다.

조 수석대변인은 “법원이 손씨의 시세 조종 방조 혐의를 인정한 만큼 이제 김건희 여사를 비보할 명분은 없다”며 “김건희 여사도 혐의를 피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계속 비호한다면 검찰이 설 자리는 사라질 것”이라며, “가족이 연루된 특검에 연거푸 거부권을 행사하는 윤석열 대통령도 이제 꿈에서 깨어야 할 때”라고 날을 세웠다.

김동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