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응급실 뺑뺑이?…경기 동두천서 연기 ‘다량 흡입’ 20대, 3시간만에 서울 대형병원 이송

소방 “환자, 연기 다량 흡입해 심각한 상황…이송할 병원 없어 한참 현장에서 누워있었다”

아파트 화재로 다량의 연기를 흡입한 20대가 치료가 가능 병원을 찾지 못해 3시간 만에 서울 한양대병원으로 이송됐다.

28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께 경기 동두천시 송내동의 한 아파트 7층에서 불이 났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집 안에서 쓰러진 20대 남성 A씨를 발견해 구조했으며, 급히 병원을 물색했다.

당국은 경기북부와 서울 강북구, 동대문구, 송파구 등 10여곳 이상의 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다는 이유로 환자 이송 자체를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발생 1시간 만인 오후 2시 37분께 구급대원들은 한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다고 답을 받아 즉시 이동했지만 5분 만에 치료할 수 없다는 응답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응급실을 수소문하다 오후 4시를 넘어서야 A씨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양대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치료 중이다.

소방 관계자는 "환자가 단순 연기 흡입이 아니라 다량으로 흡입해 심각한 상황에서도 이송할 병원이 없어서 한참을 현장에선 누워있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20여분 만인 오후 1시 52분께 불을 모두 껐다. 이 불로 A씨가 다량의 연기를 흡입했으며 아파트 입주민 15명이 대피했다.

한편 최근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에 전문의 수마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응급실 진료 이후 전문적인 치료로 연계할 수 있는 역량에도 차이가 있다. 필수 의료 인력을 늘리고 지역의 진료 역량을 키워내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의대 증원'과 '지역 간 불균형 해소'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정부와 의료계뿐 아니라 시민사회 영역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현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