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용 절임 배추 사야할까, 말아야할까’
주요 대형마트가 1일부터 김장용 절임 배추 예약 판매에 나섰다. 대형마트가 예약 판매하는 절임 배추 가격은 20㎏ 한 박스에 최저 3만원 수준. 작년과 비슷하다. 문제는 가격 변동성이다. 가장 큰 변수는 날씨다. 태풍, 폭우, 우박, 냉해 등 기후 상황에 따라 가을·겨울 배추가 피해를 보게 되면 유통업계는 사전에 확보한 물량을 100% 공급받지 못한다. 절임 배추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선 지금 배추 예약판매를 해야할지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김장용 절임 배추 물량을 계약대로 공급받을 수 있을지 산지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10∼11월 김장용 절임 배추 한 박스(20㎏) 가격은 소금값과 인건비 등 인상으로 산지 직송 판매 가격이 5만원 안팎까지 올랐다. 하지만 대형마트들은 사전 계약과 대량 매입을 통해 3만∼4만원대에 판매해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이날부터 6일까지 절임 배추 및 김장재료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지난 8월부터 사전협의를 거쳐 ‘해남 절임 배추’와 해발 700m 고랭지 배추를 사용한 ‘평창 절임 배추’, 해발 400m 준고랭지 배추를 사용한 ‘괴산 절임 배추 등을 선보인다. 가격은 한 박스(20㎏)에 약 3만원대다. 절임 배추와 김장재료는 11월 8일부터 12월 21일까지 희망 날짜에 받을 수 있다.
이마트는 오는 25일부터 절임 배추와 김장재료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절임 배추를 행사 카드로 2박스 이상 구매하고 매장에서 수령하면 한 박스(20㎏)당 3만원 미만에 팔아 6만 박스 전량을 조기 소진했다.
이마트는 일반 절임 배추의 경우 해남에 배추를 직접 재배하는 절임 공장을 섭외했다. 업계 단독으로 판매하는 ‘베타후레쉬 절임 배추’는 홍천과 문경, 예산, 무안, 부안 등 농가와 계약재배를 진행해 작년보다 재배 면적을 늘렸다.
홈플러스도 절임 배추 공급을 위해 지난 8월부터 농가 및 김치공장과 계약을 진행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가을 폭우로 농경지 피해가 발생해 공급 계획에 일부 차질이 발생했지만, 현재 추가 산지 확보 등 안정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날씨로 인해 작황에 추가 문제가 발생하면 사전 계약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지난 2022년 ‘금배추 대란’이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2년 9월에도 여름철 폭염, 폭우에 태풍 ‘힌남노’까지 한반도에 상륙해 배추 소매가격이 1만원을 넘어섰다. 앞으로 배추 가격이 1만원을 돌파하면 2년 만에 다시 최고가를 기록하는 셈이다.
가을배추 주산지인 해남에서 가을배추는 지난달 10일 전후로 정식(밭에 심기)이 완료됐다. 다만 지난달 상순까지 고온이 지속됐고 같은 달 19∼21일 호우로 주산지에 침수 피해가 발생해 초기 작황은 평년보다 부진한 상황이다. 정식 규모를 바탕으로 추정한 수확량은 1년 전보다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중국산 배추를 들여오는 등 수급 안정에 나섰다. 지난주 초도물량 16t을 수입했다. 앞으로 국내 작황을 고려해 수입 물량을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민간 수입을 촉진하고자 배추에 할당관세(0%)도 적용 중이다. 산지에 출하 장려금을 지급해 조기 출하도 유도하고 있다. 소비자 가격 안정을 위해 대형마트의 할인 행사 지원에도 나서는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작황 관리를 잘하면 수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오는 11∼12월 김장철 배춧값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염려를 안 하셔도 된다”며 “김장 배추는 가을배추, 겨울배추이고 심은 지 얼마 안 돼 현재 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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