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1870억원 36% 달해
“의료쇼핑 유발… 대책 필요”
상급종합병원에서 과잉 진료의 원인으로 꼽히는 실손보험의 보험 청구액이 지난해 5000억원을 넘어섰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미애 의원이 생명보험협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 16곳에 대한 전체 상급종합병원(45곳)의 보험 청구액은 5233억4000만원으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상급종합병원의 실손보험 청구액은 2019년(병원 42곳) 3233억3000만원에서 5년 새 61.9% 급증했고, 청구 건수도 2019년 172만9758건에서 지난해 236만3769건으로 36.7% 늘었다. 상급종합병원이 47곳으로 늘어난 올해는 상반기에 2611억2000만원이 청구돼 지난해 전체 청구액 대비 49.9%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실손보험 청구액 중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의 청구액은 1870억원으로 전체의 35.7%를 차지했다. 빅5 중 청구액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아산병원으로 521억5000만원이었고, 세브란스병원(430억원), 삼성서울병원(392억원), 서울대병원(269억8000만원), 서울성모병원(256억60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의 보완재로 등장했지만 경증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이나 응급실을 이용해도 비용 부담을 줄여줘 의료전달체계 왜곡과 비효율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꼽혀왔다.
김 의원은 “실손보험으로 ‘의료 쇼핑’이 벌어졌고, 어차피 보험사가 낼 돈이니 비싼 치료를 끼워 넣는 병원이 흔해지는 등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실손보험 문제점을 알고 있다”며 “금융위원회와 협력해 개선 방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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