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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 공수처, 돌려막기로 일단 재정비

입력 : 2024-11-05 06:00:00 수정 : 2024-11-05 00: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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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운 처장 취임 첫 인사 단행

공석 수사3부장에 現 4부장 임명
채상병 사건 검사 3명서 5명으로
공천개입 등도 3부서 계속 담당
수사기획관은 수사4부장 발령

“차질없는 수사 위해 인력 재배치”
‘아랫돌 빼 윗돌 괴기’ 지적 일어

검사 ‘엑소더스(대탈출)’로 인력 공백 사태를 맞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전보 인사를 통해 빈자리를 일부 채우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이번 인사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공천개입 의혹 사건의 수사 인력이 보충됐다. 다만 인력 유출로 빈자리를 메운 이번 인사 역시 결국 아랫돌을 빼 윗돌을 괴는 식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는 4일 박석일 전 부장검사의 사직으로 공석이 된 수사3부장 자리에 이대환 수사4부장을, 수사4부장에는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을 각각 전보 발령했다고 밝혔다. 평검사 중에서는 수사4부 검사 1명이 수사3부로, 수사3부 검사 2명과 수사기획관실 검사가 수사4부로 자리를 옮겼다. 이로써 수사3부와 수사4부에 각각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3명씩이 배치됐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5차 전체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뉴스1

수사4부에서 진행해온 해병대 채 상병 수사외압?공천개입 의혹, 감사원 표적 감사 의혹 등 주요 사건은 주임 검사인 이 부장과 평검사의 전보에 따라 수사3부가 새로 맡게 됐다. 그간 수사기획관으로서 이들 세 사건의 주임검사를 맡아온 차 부장은 수사4부장으로 보임된 것과 별개로 이들 사건 수사를 계속 맡을 예정이다. 이로써 그간 지지부진하던 이들 주요 사건의 수사 인력은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늘어났다.

 

부장이 없어진 수사기획관실과 인권수사정책관실은 당분간 이재승 차장이 직접 지휘한다. 반년째 비어 있는 수사1부장 자리는 계속 공석으로 남겨뒀다. 이번 인사는 오동운 공수처장이 지난 5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인사다.

 

오 공수처장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들의 차질 없는 수사를 위해 제한된 인력 여건에서 효율적으로 인력을 재배치했다”며 “수적천석(물방울이 계속 떨어지면 바위를 뚫는다)의 자세로 수사에 임해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는 이번 인사가 임시방편에 불과하고, 공수처의 고질적인 인력 부족·유출 문제는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공수처는 출범 이래 한 번도 정원을 채운 적이 없다. 신규 검사 모집으로 기존 빈자리를 채우기도 전에 사직하는 검사가 많아서다. 지난달에만 박석일 부장검사를 포함해 4명의 검사가 공수처를 떠났고, 최근 송창진 수사2부장검사까지 사의를 표명했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처·차장 포함 25명이지만 현원은 휴직자 1명을 포함해 총 15명이다. 부장검사 정원은 7명이지만 현원은 송 부장검사 외 2명이다. 송 부장검사까지 나간다면 수사2부장 자리도 공석이 된다.

 

계속되는 검사들의 탈출에 공수처는 빈 인력을 충원하기 바쁘다. 공수처는 지난 9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의 신규 임용을 결정한 후 현재까지 계속 대통령 재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새로운 수사 인력 투입 문제와 별개로 수사의 연속성과 전문성에 대한 우려도 남는다. 공수처 검사 출신 변호사는 “수사하던 사람이 나가면 어려운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이 나가는지 모르겠다”며 “수사 중간에 계속 사람이 바뀌면 기록을 새로 검토하고 수사 방침도 정해야 해서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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