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2400억원 핵심 기술 유출… 기술격차 최대 10년 좁힐 수 있어

전직 수석연구원 A씨 구속 기소

2400억원 가치의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빼돌린 전직 수석연구원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심형석)는 21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국외누설),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전직 수석연구원 A씨(57)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는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B사의 중국 공장 주재원으로 일하던 자로, 2021년 3월 B사가 중국 공장을 현지 C사에 매각하자 이곳 계열사로 이직하면서 B사의 디스플레이 제조 관련 영업비밀 및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3∼4월 B사의 디스플레이 제조자동화 기술 관련 영업비밀 자료 17개를 촬영한 뒤 그해 5월 C사 계열사로 이직한 후 일부를 C사 임직원에게 누설했다. 해당 내용은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필수적인 기술로, 이 중 2개는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다.

A씨는 C사에서 디스플레이 제조자동화 업무를 담당하며 유출한 영업비밀을 번역 후 자료화해 C사 측에 제공하기도 했다. 또 이직 후에도 B사 계열사 직원과 연락해 영업비밀 자료 2개를 추가로 취득하는 등 추가로 기술유출을 하려 한 정황도 있다. 

서울동부지검 제공

B사는 애초 중국 법인을 C사에 매각하면서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기본적인 제조자동화 기술 사용권만 제공하고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기술은 주지 않았다. 그러나 A씨는 중국 법인 매각 업무를 수행하면서 B사 몰래 C사 임원들과 이직을 협의했고, “한국 정부가 기술유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근로계약을 C사가 아닌 C사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계열사 명의로 해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가 유출한 자료는 약 2412억원 상당의 가치를 지니며, 최대 10년의 기술격차를 해소하는 가치가 있다고 평가됐다. 

A씨는 범행이 발각될 경우 C사로부터 변호사 비용까지 보전받기로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검찰은 A씨가 압수수색 이후에도 수사 상황을 C사에 알리면서 업무를 계속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기술유출 범죄는 국가경쟁력과 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범죄로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