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옥중정치’냐 ‘관저정치’냐…윤 대통령, 구속 기로에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5-01-18 09:01:07 수정 : 2025-01-18 11:43:46

인쇄 메일 url 공유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구속되면 ‘옥중정치’, 기각되면 ‘관저정치’
탄핵 후 강화된 ‘메시지 정치’, 지지층 결집
공성전 이후 보수층 결집... 與 지지율 역전
재판 대응·여론전 병행, 기각시 대면 메시지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윤석열 대통령은 영장이 발부될 경우 ‘옥중 정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영장이 기각되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돌아가 공성전에 이은 새로운 ‘관저 정치’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돼 첫날 조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 측은 체포영장이 집행된 이후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했다. 변호인단을 중심으로 법률적 대응을 하는 것과 동시에 대국민 여론전을 어떤 방식으로 병행할지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입장문을 내며 본격적인 ‘탄핵 정치’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탄핵 소추 이후 한남동 관저에 칩거하자, 지지자들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로 응원 화환을 보내기 시작했다. 화환은 대통령실 관저 주변을 가득 채워 3000여개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윤 대통령에 대한 응원 편지 수천통이 전달되는 등 본격적인 장외 여론전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일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육필 편지를 보내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밝히며 본격적인 관저 정치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이후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은 수천명이 넘어서며 본격적인 세를 규합하기 시작했다. 

 

한국갤럽 정례 여론조사 정당 지지도를 봐도 12월 첫 주 더불어민주당 37%, 국민의힘 27%에서 12월 2주 민주당 40%, 국민의힘 24%, 12월 3주 민주당 48%, 국민의힘 24%로 양당 격차가 벌어졌다. 이 같은 추세는 보수층이 결집을 시작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1월 2주 조사에서 민주당 36%, 국민의힘 34%로 격차가 오차범위(±3.1%포인트·95% 신뢰수준) 내로 좁혀진 것이다.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입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변세현 기자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체포영장을 발부받자 ‘관저 정치’는 한층 강화됐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경호처를 통해 지난 3일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무력으로 저지했다. 경호처가 ‘인간방패’를 자처해 이를 막아낸 것이다. 그러면서 보수층 여론이 더 공고하게 집결하기 시작했다. 영하를 넘나드는 맹추위에도 집회 참가자들이 밤새 관저 앞을 지키면서 자체 결집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40%를 넘어서는 등 보수층에 대한 결집이 본격화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당시 현상에 대해 ‘과표집’과 ‘조사기관·질문 편향’ 문제점 등을 지적했으나 이후 정례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 전국지표조사, 한국갤럽 등 평소 객관적 조사로 알려진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모두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며 지지층 결집이 단순 과표집이 아닌 실제 여론현상이라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게 됐다.

 

이 과정에서 탄핵 정국 이후 침묵하던 대통령실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항의해 집단 사의 표명을 했다. 이후 국가안보실은 야당을 향해 고발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특히 관저 공성전에 대해서는 대변인실이 관저를 촬영한 언론사에 대해 고발을 진행하는 등 대통령실의 엄호사격도 본격화됐다. 

 

여기에 힘을 받은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와 관련한 애도의 메시지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관저 공성전이 한창이던 5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불과 관련한 메시지를 추가로 내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경호처도 입장문을 내는 등 여론전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후 무력 충돌에 대한 우려 속에 2차 영장 집행이 진행됐고, 윤 대통령이 체포되자 미리 준비한 입장문과 육필 원고 등이 공개됐다. 또 서울구치소로 이동한 뒤에는 구치소에서 “변호인을 통해 국민께 전하는 편지”라며 ‘윤석열의 편지 (1.17)’가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이 편지에서 “저는 구치소에서 잘 있다. 많은 국민들께서 추운 거리로 나와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주고 계시다고 들었다.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날 공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9%, 민주당 36%로 지지율이 역전됐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6일 오전 차에서 내려 경기 과천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윤 대통령 측은 당초 ‘메시지 정치’가 여론전에는 도움이 되지만, 탄핵 심판이나 재판 등에는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침묵 대신 변호인단 중심의 재판 대응과 메시지를 통한 여론전을 병행하는 식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르면 이날 발부 여부가 결정될 구속 영장 이후 윤 대통령은 구속될 경우 구치소 편지처럼 메시지 전언을 통한 ‘옥중 정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탄핵 심판에 직접 출석에 변론을 통한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있다.

 

구속 영장이 기각될 경우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로 돌아가 그간의 칩거 형태가 아닌 대외활동을 겸한 재판 대응 여론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집회 참석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석동현 변호사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직전 “공수처로 출발하는 시간을 전후하여 대통령께서 육성으로 국민 여러분께 직접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실행되지 못해 사전에 녹화된 영상을 공개하고, 이후 육필 원고를 내는 방식으로 간접 메시지가 전달됐다. 윤 대통령은 탄핵소추 이후에도 대통령 신분 및 경호 등이 유지되기 때문에 외부 활동에 대한 법적 제약은 없는 상황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지현 ‘깜찍한 손하트’
  • 박지현 ‘깜찍한 손하트’
  • 정혜성 '심쿵 눈빛'
  • 르세라핌 홍은채 '여신 미소'
  • 르세라핌 허윤진 '매력적인 눈빛'